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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키로 했는데 사퇴하라니…” 버티는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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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키로 했는데 사퇴하라니…” 버티는 이정현

입력
2016.11.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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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측 사퇴ㆍ비대위 요구 거부

‘내달 지도부 사퇴 후 전당대회’ 고수

서청원 등 중진과 물밑 대책 논의

친박, 배후서 실력행사 계속 의사

당 안팎 “지도부 와해 시간 문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23일 연일 계속되는 당내 비주류의 즉각 사퇴 요구에도 버티기 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비박계 수장인 김무성 전 대표가 대선 불출마를 전격적으로 선언하며 친박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하는데도 요지부동이었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퇴에 대해서는 12월 21일이라고 분명히 못을 박았고 그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아무 대안도 없이 사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 전 대표가 ‘현 지도부 사퇴 및 비대위 체제로 전환’을 요구한 데 대해서도 “사퇴하기로 한 사람에게 사퇴하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정말 당을 나갈 생각이 없고, 제2 창당을 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심판 받을 각오가 돼 있다면 사퇴하라고 주장하는 것보다 사퇴 후에 어떻게 쇄신할지 진지하게 얘기를 나눠야 한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가 전당대회를 하기로 했지만, 다수 의원이 그보다 좋은 의견을 내고 원한다면 얼마든지 번복할 수 있다”며 “비대위 안도 열린 마음으로 최고위 의제로 다룰 용의가 있다”고 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박근혜 정권이 내부에서 붕괴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친박계는 아직은 대오를 유지하고 있다.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 등 친박계 핵심은 여론의 눈치를 보는 듯 공개적인 회동은 자제하고 있지만, 물밑으로는 수시로 만나 위기 수습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은 12월 21일 정진석 원내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전체가 동반 퇴진한 뒤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해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기고 비상기구를 꾸려, 1월 21일 전당대회를 치른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대통령 권한을 대폭 이양키로 한 책임총리 지명과 당 비상기구 구성 및 운영에 청와대와 친박계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한 것이다. 친박계가 배후에서 당 운영과 관련한 실력 행사를 계속하겠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친박 지도부의 와해도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당내 여론이 비대위 체제 전환으로 모아지고 있어 12월 21일까지 버티는 게 가능하겠냐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친박계 한 의원은 “비대위를 중도적인 좋은 분으로 협의해 세우면 이 대표가 조기 퇴진도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누구의 계보도 아닌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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