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관광+산업 두 마리 토끼잡은 젓가락페스티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관광+산업 두 마리 토끼잡은 젓가락페스티벌

입력
2016.11.23 20:00
0 0
2016젓가락페스티벌 전시관을 찾은 중국 관람객들이 고대 유물 젓가락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제공
2016젓가락페스티벌 전시관을 찾은 중국 관람객들이 고대 유물 젓가락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제공

충북 청주에서 열리고 있는 ‘2016젓가락페스티벌’이 나라 안팎에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행사장엔 연일 관람객이 넘쳐나고, 청주시가 개발한 젓가락 문화상품은 해외 수출 길을 여는 등 문화산업 축제로 안착한 모습이다.

23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에 따르면 지난 10일 개막한 젓가락페스티벌에 지금까지 모두 3만 6,000여명(잠정 집계)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이 중 외국 관람객이 8%인 3,000여명에 달한다.

청주문화재단측은 “동아시아 3국의 젓가락 문화에 호기심이 있는 외국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고 있다”며 “앞으로 남은 4일 동안 단체 관람객이 대거 예약돼있어 전체 관람객은 5만 명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귀띔했다.

관람객 층은 아주 다양하다. 디자이너, 공예가, 미술인 등 전문가 그룹부터 대학생, 기업인까지 각계 각층이 몰리고 있다.

문화재청, 한국문화재재단, 콘텐츠진흥원, 공예산업협회 등 관련 기관과 광주광역시, 대구시, 제주도, 세종시, 전주시 등 지자체도 행사장을 찾아 청주가 젓가락콘텐츠를 선점하고 특성화한 과정을 벤치마킹했다.

한복려 선생이 이끄는 궁중음식연구원 회원들은 특별전시장을 둘러본 뒤 젓가락과 음식문화의 연계성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 등장한 젓가락 문화상품은 해외 수출길에 오르게 됐다.

일본 최대의 젓가락 제조 회사인 ㈜효자에몽의 우라타니 효우고 회장은 젓가락페스티벌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종국 작가의 분디나무젓가락과 이소라 작가의 수저집을 내년 1월부터 수입하겠다고 시문화산업재단과 협약했다. 이 두 상품은 청주시가 젓가락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개발한 문화상품이다.

우라타니 회장은 “젓가락의 핵심은 친환경이고 생명이기 때문에 청주시가 개발한 문화상품은 일본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젓가락문화협회(UPUC)의 정소희 이사는 청주시의 젓가락제품을 일본 외에 미국, 유럽 등지로 확산하는 일에 협력키로 했다.

정소희 이사는 한국 출신 디자이너로 1억원 상당의 젓가락을 디자인하는 등 한국의 공예문화를 해외에 전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젓가락의 날인 11월 11일 열린 젓가락질 신동 경연대회에 참가한 유치원 어린이들이 젓가락으로 음식을 옮기고 있다. 이번 대회의 부문별 우승자는 부상으로 금젓가락을 받았다.
젓가락의 날인 11월 11일 열린 젓가락질 신동 경연대회에 참가한 유치원 어린이들이 젓가락으로 음식을 옮기고 있다. 이번 대회의 부문별 우승자는 부상으로 금젓가락을 받았다.

이번 페스티벌에 국내ㆍ외 관심이 쏠리는 것은 전시품이 다채롭고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는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풍성하기 때문이다.

젓가락특별전은 진기 명기 젓가락으로 가득하다. 한ㆍ중ㆍ일 삼국의 젓가락 유물이 시대별로 전시됐고, 몽골과 중국 유목민들이 칼과 젓가락을 함께 보관하는 휴대용젓가락집 등 희귀 유물도 수두룩하다. 청주시가 공예작가들과 공동으로 개발한 창작젓가락은 직지, 한글, 소로리볍씨, 분디나무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 100종이 넘는다.

우리나라 최초의 젓가락협동조합인 가락공방(대표 이차리)에서는 방문객들이 현장에서 직접 자기만의 젓가락을 만들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청주지역 연극인들은 젓가락 장단에 맞춰 춤을 추고 연기하는 ‘젓가樂 선술집’을 운영해 관람객에게 흥겨움을 안겨주고 있다.

이종국 작가가 관람객들에게 분디나무 젓가락 제작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청주지역에서 자생하는 분디나무로 만드는 이 젓가락은 가볍고 단단한데다 항균기능까지 갖고 있다. 분디나무젓가락은 고려가요 ‘동동’에 등장하는데, 이 작가는 이 분디나무가 청주에 대량 자생하는데 착안해 분디나무젓가락을 청주의 문화상품으로 제작했다.
이종국 작가가 관람객들에게 분디나무 젓가락 제작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청주지역에서 자생하는 분디나무로 만드는 이 젓가락은 가볍고 단단한데다 항균기능까지 갖고 있다. 분디나무젓가락은 고려가요 ‘동동’에 등장하는데, 이 작가는 이 분디나무가 청주에 대량 자생하는데 착안해 분디나무젓가락을 청주의 문화상품으로 제작했다.

이번 젓가락페스티벌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재능기부로 더 빛을 발하고 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젓가락질 경연대회에는 어린이부터 시민ㆍ사회단체, 기업체 등에서 무려 1만 여명이 예선에 참가해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특별전은 시민들이 애장품을 내놓고 작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덕분에 알차게 꾸릴 수 있었다.

청원구 서운동에 사는 김종근씨는 평생 수집한 은 수저와 토기류 등 100여점을 무상으로 대여했고, 서원구 산남동의 유흥렬씨는 소반 100여개를 선뜻 내놓았다.

칠장 김성호씨는 1,000만원 대의 옻칠나전젓가락과 1m짜리 초대형 젓가락을 내놓고 자신의 작품세계와 작업 과정을 직접 안내하기도 했다.

필장 유필무씨는 붓젓가락 20여 점을 제작해 방문객들에게 선보이고 규방공예가 이소라씨는 수저집 제작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이종국 작가는 전시장 안에 갤러리형 공방을 꾸리고 한지와 닥나무를 활용한 젓가락 설치미술부터 분디나무 젓가락 제작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젓가락 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 같다”며 “젓가락페스티벌을 지구촌 축제로 키우고 젓가락문화를 특성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