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 보고서

세계적으로 부(富)의 불평등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인구의 0.7%가 절반에 가까운 부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73%의 자산은 1만 달러(약 1,172만원)에도 못 미친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23일 스위스계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가 발간한 ‘2016년 세계 부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100만 달러 이상 자산을 보유한 백만장자는 전 세계 인구의 0.7%(약 3,300만명)였지만 이들이 보유한 자산은 116조6,000억 달러로 전세계 부의 45.6%에 달했다. 백만장자의 숫자는 2000년 이후 155% 폭증했으며, 상위 1%가 보유한 자산은 2000년 전체의 49.6%에서 올해 50.8%로 올랐다.
반면 자산이 1만 달러 이하인 이들은 전 세계 인구의 73.2%(35억4,600만명)에 달했고, 총자산은 전세계 부의 2.4%(6조1,000억 달러)에 그쳤다. 이어 자산 1만∼10만 달러인 이들(8억9,700만ㆍ전체 인구의 18.5%)이 전세계 부의 11.4%, 10만∼100만 달러의 자산을 가진 이들(3억6천500만명ㆍ전체의 7.5%)이 나머지 부의 40.6%를 차지했다. 크레딧스위스는 “최근 몇 년 사이 경제회복 속도가 느려진 가운데 경제성장의 이득이 모든 계층에 도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백만장자 수 증가 폭은 엔화강세에 기반한 일본이 73만8,000명으로 가장 컸고, 미국이 28만3,000명으로 뒤를 이었다.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파운드화 약세로 가계자산이 쪼그라들면서 백만장자 수도 40만6,000명 급감했다.
전 세계에서 백만장자가 가장 많은 곳은 미국(1,355만4,000명)이었으며 일본(282만6,000명), 영국(222만5,000명), 독일(163만7,000명), 프랑스(161만7,000명), 중국(159만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백만장자 수(3,293만명)는 전 세계에서 11번째로 많았고, 지난해 보다 1만명 늘었다. 한국의 5,000만 달러(586억원) 이상 최고 부자 수는 2,500명으로 전년 대비 200명 늘어 세계 14위를 유지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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