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뿐 아니라 국내 텃새서도 고병원성 H5N6 검출
이미 전국적으로 확산됐을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정부, 위기경보 주의 → 경계로 격상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철새 이동경로인 서해안 벨트를 타고 수도권까지 상륙하면서 정부가 위기 경보 단계를 한 단계 격상하는 등 방역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국내 야생 텃새에서도 처음으로 AI가 확인돼 이미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번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가축방역심의회 서면심의를 통해 AI 위기 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방역대책본부를 전국 모든 시ㆍ도에 설치한다고 밝혔다. 위기 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이번에 발생한 고병원성 H5N6형 AI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는 과거에 비해 훨씬 빠르다. 최초 의심 신고가 접수된 16일 이후 이날까지 불과 1주일 동안 양성 확진이 3개도 5개 시ㆍ군 14곳에 달하고, 정밀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곳도 25곳에 달한다. 전국적으로 AI로 살처분된 가금류는 모두 60여만마리다.
특히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이날 강원도 원주에서 채취한 수리부엉이 폐사체 시료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H5N6형 AI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수리부엉이의 경우 계절적 이동을 하지 않는 내륙지방 텃새라는 점에서 이미 전국적으로 AI가 퍼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더구나 국내 최대 닭산지인 포천에서도 이날 AI 의심축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24일 전문가와 생산자단체 등이 참여하는 가축방역심의회를 열어 전국적인 일시 이동중지(스탠드스틸) 명령 발동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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