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막후 실세’로 꼽히는 장녀 이방카 부부가 거듭된 자격 논란에도 불구하고 외교 활동에 개입, 중책 등용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자들과 만남에서 이방카의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가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선 이후 처음으로 쿠슈너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공표했다. 쿠슈너는 결혼 직전 이방카를 개종시키고 가족과 함께 거대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인 ‘미국 이스라엘 공공문제위원회(AIPAC)’에 수만달러의 기부금을 낼 정도로 신실한 유대교 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에는 직접 트럼프의 이스라엘 방문을 추진한 바 있어, 트럼프 당선인 또한 이러한 점을 고려해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쿠슈너는 대선 기간에도 사실상 트럼프 캠프를 진두 지휘한 것으로 드러나 실세 중 실세라는 평을 받고 있다. 캠프 내 공식 직함을 갖고 있지 않아 이방카에 비해 그간 크게 주목 받지 않았던 쿠슈너는 당시 연설문 작성과 정책 수립, 트럼프의 일정 및 선거자금 관리 등을 담당할 인력 수혈에 힘을 쏟았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보도했다.
하지만 쿠슈너의 자격 미달에 대한 비난과 우려도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수십년간 역대 대통령과 공화ㆍ민주 양당의 가장 어려운 외교 목표였던 중동 평화 협상을 트럼프 당선인은 아무런 행정ㆍ외교 경험이 없는 35세 쿠슈너에게 맡기려 한다”며 비판했다.
이방카도 트럼프 당선인과 세계 정상들 간 외교 무대에서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AFP통신은 지난 14일 트럼프 당선인이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당선 축하 전화를 받을 때 이방카가 마크리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이방카는 17일 트럼프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나는 자리에도 쿠슈너와 함께 배석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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