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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It is how we call it(명칭도 제각각)

입력
2016.11.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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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 근무는 이제 새로운 용어가 아니다.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 생기면 신조어가 나오거나 기존의 단어를 조합하기도 한다. 출퇴근하는 직장인을 commuters라고 부른다. 그렇기 때문에 재택 근무자는 tele-commuter나 remote worker라고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회사 근처에 사는 사람인 경우 이 말이 적절치 않다. 일부에서는 working in place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것 역시 모호한 개념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신조어(neologism)가 나오고 기존의 낱말도 세분화되면서 이들이 global English로 정착되는 과정은 간단치 않다. 전자 우편이 대중화되기 시작할 때 ‘@’를 어떻게 부를지 나라마다 의견이 분분했다. 한국은 골뱅이, 터키인들은 장미의 꽃망울, 중국은 생쥐, 덴마크는 코끼리 코, 네덜란드는 원숭이 꼬리, 이탈리아 등에서는 달팽이로 불렀다. 홍콩이나 대만인들은 처음에는 mouse sign이라고 불렀고 덴마크 사람들은 돼지 꼬리(pig’s tail)라고 했다. 그러나 이 명칭도 global 시대의 명칭으로 정착을 하였다.

CNN, BBC NYT, Microsoft 등에서는 ‘e-mail’ 표기를 권하고 있다. Google, Yahoo, Apple사에서는 ‘email’처럼 하이픈 없는 형태를 권장한다. 정작 조사를 보면 e-mail(31%), email(36%), 두 가지 혼용(32%) 순으로 나와 일반 대중이 마음대로 골라 쓰는 것을 알 수 있다. 용어의 국제적 통일 과정은 지금도 진행 중이고 같은 영어권에서도 다르게 나타난다.

여기서 잠시 달걀 프라이 명칭을 살펴보자. ‘How do you like your eggs?’라고 물을 때 흔히 Over easy나 Sunny Side up이라고 답한다. 양쪽을 살짝 익히고 노른자는 덜 익은 경우에는 Over easy 혹은 Over light, Runny라고 말한다. 뒤집어서 완숙한 것은 over hard, hard 혹은 over well처럼 부른다. 따라서 반숙(over easy)이냐 완숙(over hard)이냐의 구분도 sunny side up>over easy>over medium> over hard처럼 세분화된다. 계란 스크램블의 경우 ‘I want them scrambled’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것도 완전 익힘(scrambled hard)과 덜 익힘(scrambled soft)으로 나뉜다. 물에 넣고 흰자만 살짝 익힌 수란(poached eggs)도 있다. 삶은 계란(boiled eggs)도 hard boiled냐 soft boiled냐 나누는 사람도 있다. 반숙을 ‘looking at you eggs’라고 하는 미국인도 있다. 노른자위가 위로 볼록 솟아 있는 모양이 눈알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 같다고 하여 나온 말이다. 독일인들은 ‘mirror egg’라 하고 그리스인들은 ‘eye egg’, 라트비아는 ‘ox eyes’, 인도네시아의 ‘cow eyes’ 등 반숙에 대한 각국의 명칭이 있다.

명칭이 다른 이유는 문화적 정서가 다르기 때문이다. 영국인들은 곧잘 lady라는 호칭을 쓰는데 미국인들은 이를 엉큼한 호칭으로 본다. Ladies and Gentlemen처럼 굳어진 표현이 아니라면 식당에서 ‘Excuse me, lady’라는 말은 요주의 표현이다. 우리말의 ‘아가씨’라는 호칭이 민감해진 것처럼 어휘의 적절한 사용법을 익히는 것은 그 단어의 뜻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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