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도쿄에 거주하는 일러스트레이터 나루시마 마이 씨는 생후 3일째 되는 날 아기 고양이 코마를 구조했습니다. 마이 씨에 의하면 코마를 발견할 당시에는 주변에 어미 고양이도, 형제들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고 코마 혼자 울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아기 고양이를 수의사에게 데려간 마이 씨는 “1주일 이내에 죽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코마를 자택으로 데려온 마이 씨는 코마가 외롭지 않도록 코마와 비슷한 크기의 울트라맨을 곁에 두었습니다. 그렇게 아기고양이와 울트라맨의 행복한 동거가 시작됐습니다. 잠들어 있는 아기고양이를 쓰다듬는 울트라맨의 모습은 마치 아빠와도 같았습니다. 울트라맨이 마치 “괜찮아. 이제 너는 혼자가 아니야”라고 말하는 듯 하네요.
수의사의 말과는 달리 코마는 건강하게 자랐습니다. 울트라맨도 코마의 곁에서 함께했습니다. 울트라맨은 눈을 뜬 코마 앞에서 걸음마를 가르치기도 했고 낮잠을 잘 때면 곁에서 함께 자기도 했지요. 어느새 코마는 눈 깜짝할 사이 울트라맨보다 훌쩍 커졌습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코마와 울트라맨의 유대감은 이미 튼튼했기 때문이죠.
울트라맨은 코마가 다 자란 뒤에도 코마의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한 침대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중성화 수술로 시무룩해진 코마를 위로한 것 역시 울트라맨이었습니다. 어느새 10개월이 흐른 지금, 어린 코마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던 울트라맨은 이제 코마의 품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코마의 품안에 있는 울트라맨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네가 아기고양이일 때, 나는 언제나 네 곁에서 너를 지켜보고 있었다. 강렬한 고양이 펀치를 맞았던 것도 이제는 모두 다 좋은 추억이지. 잠든 너의 얼굴은 그야말로 천사와도 같았지. 잠든 네가 깰까 조심스럽게 다가가 네 얼굴을 살짝 들여다보았지. 이제 보니 네 커다란 등은 정말 최고구나. 정말 다 컸구나.’
아기 고양이의 성장을 누구보다 기다린 것은 어쩌면 마이 씨보다 울트라맨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코마는 아마도 울트라맨과 같이 다정한 고양이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둘의 행복한 시간도 계속되겠지요.
한희숙 번역가 pullkk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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