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말 잔액 10조4000억
전국 증가율보다 3배 높아
금리 급증 땐‘빚 폭탄’우려
제주지역 가계대출 상승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의 대출금리가 눈에 띄게 오르면서 ‘가계빚 폭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9월중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ㆍ수신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말 제주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10조4,000억원으로, 한달새 1,895억원이 늘었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41.1% 증가, 전국 평균 증가율(12.9%)의 3.19배 차이를 보였다. 전월 대비 증가율도 1.9%로 전국 평균 0.9%의 두 배가 넘었다.
제주지역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 2012년 10월 이후 4년 가까이 전국 평균치를 웃도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제주지역에 부동산 광풍이 불면서 수요 목적이 아닌 투자 개념으로 빚을 내 아파트 등 부동산 매입에 나서는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가계대출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수도권 외 지역으로 확대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에는 투자자금이 주택 대신 토지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9월 제주지역 기타대출은 토지ㆍ상가 등을 담보로 하는 ‘주택외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한 달 사이 2,230억원이 늘었다. 토지ㆍ상가 등을 담보로 하는 대출은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 아닌 반면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수익률, 가파르게 상승한 토지가격 등의 영향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제주지역 가구당 가계대출 규모도 4,613만원으로 전국 평균(4,507만원)보다 많았다. 경제규모 대비 가계대출 규모 역시 67.8%로 전국 평균(56.6%)을 크게 웃돌았다.
이처럼 가계대출 상승세가 멈추지 않는 가운데 최근 은행권 대출금리가 오름세를 타면서 ‘가계빚 폭탄’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은행연합회 자료를 보면 지난달 은행별 10년 만기 이상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NH농협은행이 3.07%, 제주은행 3.32%, 신한은행 3.03%, KB국민은행 3.0% 등 대부분의 은행이 3.0%를 넘어섰다. 9월 평균금리가 NH농협은행 2.82%, 제주은행 3.13%, 신한은행 2.94%, KB국민은행 2.90% 등 2%대였음을 감안하면 오름세가 확연해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최근 대단지 아파트분양에 따른 집단대출 수요 등을 감안하면 제주지역 가계대출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