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만 현지어로 공지
비영어권 소비자 차별 논란
애플이 갑자기 전원이 꺼지는 아이폰6s의 일부 배터리를 무료로 바꿔주겠다는 내용의 공지를 한국에서 영문으로만 공지해 논란이 되고 있다. 비영어권 국가 소비자들을 배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지난 20일 한국 홈페이지에 지난해 9~10월 제작된 제품에 한정해 배터리를 교체해준다는 내용의 영문 공지글(https://www.apple.com/kr/support/iphone6s-unexpectedshutdown)을 올렸다. 이는 같은 날 애플 본사 웹사이트에 올라온 공지를 번역 없이 그대로 실은 것이다. 기존 ‘교환과 수리 확대 프로그램’ 메뉴에 올라온 글들이 모두 한글로 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주요 비영어권 국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들 국가의 홈페이지에도 배터리 교체 공지만 영문으로 돼 있다. 이번 배터리 교체 결정을 이끌어낸 중국만 유일하게 중국어 공지가 올라와 비교됐다. 중국 소비자협회(CCA)는 최근 애플 아이폰6와 아이폰6s 사용 중 갑자기 전원이 꺼진다는 사용자들의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며 애플에 공식 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온라인에서는 영문 공지만으로는 현지 소비자가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들끓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애플이 배터리 교체를 결정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에는 소극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안전에 위험은 없다고 하지만 배터리 교체라는 중요한 내용을 영문으로만 공지한 게 납득이 잘 안 간다”며 “아이폰6s 배터리 문제는 국내에서도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이기 때문에 구매자에게 제대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애플은 조만간 주요 국가에 현지어로 된 공지를 올릴 것으로 전해졌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