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류인플루엔자(AI) 전파 주범이 철새라는 것은 가능성은 있지만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농장 간 전파는 명백한 방역 실패입니다. 정기적인 바이러스 검사를 통해 조기에 감염을 발견하고 확산을 막는 방역체계 마련이 시급합니다."
AI 전문가인 충남대 수의과대학 서상희 교수는 22일 최근 AI가 확산하고 있는 데 대해 철새를 감염원으로 지목하며 방역체계 구축을 늦춘다면 AI 확산과 피해는 연례행사처럼 계속될 수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서 교수는 AI 감염원에 대해 "감염경로를 명확히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철새 분변에서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되니까 모두 철새를 지목하고 있지만, 역학조사에서 철새에서 유래한 바이러스가 감염원이라는 것이 명확히 확인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의 가금류 사육장은 대부분 창문이 없는 실내공간에 가둬 기르는 시스템이어서 철새 분변의 바이러스가 가금류를 직접 감염시켰을 가능성은 더욱 적어 보인다고 그는 설명했다.

철새 분변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됐기 때문에 그로부터 가금류 농장 한두 곳이 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은 있지만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는 농장 간 확산은 사람이나 차량 등에 의한 것이고 이를 막지 못하는 것은 방역시스템의 실패라는 게 서 교수의 지적이다.
서 교수는 AI 첫 감염경로가 명확하지 않고 철새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있어 AI 발생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가금류 농장에 대해 정기적인 바이러스 검사로 초기에 감염을 발견하면 확산을 막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철새 분변 검사 등에는 많은 돈을 쓰면서 정작 필요한 가금류 농장 검사는 거의 하지 않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며 "정기적으로 오리 바이러스 검사를 하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감염을 확인, 농장 간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농민이 가금류가 쓰러지는 것을 보고 신고하는 단계에서는 이미 바이러스가 엄청나게 방출되는 단계이고 이미 다른 농장으로 전파됐을 가능성도 크다"며 "기본적으로 바이러스 검사만 제대로 해도 AI로 가금류 수십만 마리가 살처분되는 일은 매년 반복되는 것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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