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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 특기생으로 가려면 상납을 해야 한다며 학부모로부터 억대의 돈을 받아 유흥과 도박으로 탕진한 프로야구 선수 출신 중학교 야구부 감독이 구속됐다.
23일 충남 부여경찰서에 따르면 중학교 야구부 학생들의 고교 특기생 선발과 관련, 특혜조건으로 학부모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사기 등)로 충남의 한 중학교 야구부 감독 이모(47)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4년 2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학생들의 고교 진학을 위해 고교 야구부감독에게 인사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학부모 21명으로부터 모두 1억6,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학부모들로부터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을 건네 받은 뒤 유흥비로 탕진하거나 도박에 사용한 것으로 경찰수사결과 드러났다.
이씨는 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신생 야구부에 지원하는 야구용품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KBO가 야구용품 업체에 글러브나 배트 구입비를 송금하면, 이씨는 업체 관계자 등과 짜고 물품을 받은 것처럼 속인 뒤 현금을 받아 가로챘다.
경찰은 또 이씨가 지난해 한 고교생 학부모로부터 대학에 야구 특기생 입학 청탁과 함께2,500만원을 받은 뒤 호남의 한 대학감독에게 1,500만원을 전달한 사실도 확인했다.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프로야구에서 투수로 활동한 이씨는 2013년 이 학교 감독으로 부임했으나 돈 거래 사실이 드러나자 지난 9월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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