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산업단지 가운데 두 번째로 큰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이하 대산단지) 입주업체들이 잦은 정전으로 불안에 떨고 있다
22일 충남도에 따르면 대산단지 입주업체들은 한국전력공사 대산변전소로부터 개별선로에 의한 단일 공급체계로 전력을 공급받으면서 정전이 빈발, 조업 차질을 빚고 있다.
2006년 3월 변전소 변압기가 고장나 2개 업체가 104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같은 해 6월과 7월에는 낙뢰로 인한 정전으로 10억∼20억원의 피해를 봤다. 또 2007년 1차례, 2009년 2차례, 2010년 2차례, 2011년 1차례, 2012년 1차례의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충남도는 업체들이 정확히 밝히지 않아 공식적인 정전 사례나 피해액 집계가 없지만 낙뢰나 산불 등으로 발생한 정전이 연평균 1.5회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잦은 정전은 입주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산단지 입주 기업들은 2020년까지 7조5,000억원 규모로 시설투자를 확대할 예정이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발전 설비 추가 설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반면 국가산단인 전남 여수와 울산의 경우 인근에 4∼5개의 발전소가 있고, 각각 6개의 변전소를 통해 전력공급을 받아 정전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입주기업들은 최근 충남도와 정부에 “송전선로가 한 개여서 단락사고나 낙뢰 발생 시 입주 업체들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대산단지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전력 공급 안정화 대책 TF’를 꾸려 대책마련에 나섰다. 도와 서산시, 대산단지 6개사, 전력 관련 전문가 등 20여명으로 구성한 TF는 최근 전력공급 안정화 대책 추진 로드맵 논의, 전력 수급 관련 주요사항 학습, 전문가 자문과제 추진계획 발표 등을 가졌다.
도 관계자는 “대산단지는 국가경제 기여도가 높지만 국가산단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종 인프라 지원에서 소외 당하고 있다”며 “석유화학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인프라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 1,561만㎡ 규모의 대산단지에는 70여개 기업에 근로자 1만5,000여명이 일을 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등 5개 기업의 매출액이 2014년 기준 41조259억원, 국세 납부는 4조4,362억원에 이른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