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거리 배정 학생 불만 고조
관계당국 편의적 탁상행정 비판
사업시행자는 이익에만 혈안
교육청, 학교 설립 방안 고심

전남 순천시가 광양만권배후도시로 조성한 신대지구에 아파트 입주민이 2만8,000여명에 이르고 있지만 중학교가 1곳뿐이어서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주민들은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에 대비해 학교를 신설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관계 당국은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2일 순천교육지원청과 주민들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2012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신대지구에 1~8차 아파트 분양을 완료하고 최근 9차 아파트 분양에 들어가는 등 8,000여 가구에 주민 2만8,000여명이 입주한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조성했다.
이처럼 입주민들이 계속 늘고 있지만 중학교는 1곳뿐이어서 학생들이 원거리 학교에 배정되거나 컨테이너 시설에서 교육받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신대지구 안에 초등학교는 매안초, 좌야초 2곳이 있고 앞으로 신대초가 신설될 예정이나 중학교 1곳만으로는 초등학교 졸업생들을 모두 수용하지 못할 처지다.
유일한 중학교인 승평중은 현재 29개 학급, 961명으로 과밀상태에 있으며 내년도에 100여명이, 내후년도에 200여명이 초과될 예정이다. 초과 학생들은 신대지구를 벗어나 수km 떨어진 인근 금당지구 등지로 배치돼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순천교육청은 350억원에 달하는 학교 신축 예산 확보가 어려워 원도심에 있는 삼산중학교를 신대지구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도심 학교 통폐합을 요구하는 교육부로부터 투자 승인을 받지 못해 학교 이설도 막힌 상황이다.
학교 설립 문제가 지지부진하자 주민들은 ‘순천 신대지구 교육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날 순천시청, 순천시교육청, 신대지구 사업시행사인 중흥건설의 모델하우스 등을 찾아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항의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중흥건설이 교육문제에는 눈감은 채 이익에만 혈안이 돼 지금도 여전히 명품아파트광고와 함께 중학교 접근성만 홍보하고 있다”며 “순천시와 교육청은 편의적인 탁상행정을 그만 두고 조속히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 달라”고 요구했다.
시는 이날 신대지구 현장에서 조충훈 시장을 비롯한 관련 공무원, 순천교육지원청 관계자, 순천에코벨리㈜, 중흥건설㈜ 임직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고 중학교 이설 문제를 비롯해 철도 소음, 공동주택 하자보수, 대중교통 노선 변경, 주차장 문제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순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용지 확보를 위해 도심의 삼산중과 신대지구 의료 부지를 교환하는 방안을 순천시와 협의하고 있다”며 “학교 설립 방안이 마련되면 내년 4월로 예정된 중앙투자심사를 다시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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