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사업 계획 설명 행사로 데뷔
“AI 등 첨단기술 대중화가 목표”
서비스 기업에서 탈바꿈 의지
소상공인ㆍ스타트업 적극 지원도
네이버의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한성숙 서비스 총괄 부사장이 인공지능(AI)과 음성서비스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되는 ‘플랫폼(서비스 공간)’으로 네이버를 변신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기업에서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앞으로 5년간 5,000억원을 국내 기술ㆍ콘텐츠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5년간의 투자액(2,000억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한 부사장은 2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7’ 행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네이버의 미래 비전을 공개했다. 이 행사는 네이버가 소규모 사업자, 창작자, 신생 벤처기업(스타트업) 등 파트너들을 초대해 내년 사업계획을 설명하는 자리다. 한 부사장이 차기 대표로서 모습을 드러낸 첫 공식 행사이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네이버는 ‘기술 플랫폼’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AI 같은 첨단 기술을 누구나 쉽게 손에 쥐고 사용할 수 있는 일상의 친숙한 도구로 바꿔내는 것이 네이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달 열린 개발자 회의에서 AI 대화시스템 ‘아미카’, 자율주행 기술, AI 기반 통번역 서비스 ‘파파고’ 등을 선보인 바 있다. 한 부사장은 “간단하게 쓸 수 있는 통번역 서비스 ‘파파고’를 통해 사용자들은 인공지능과 친숙해질 수 있다”며 “이런 첨단기술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대중화하겠다”고 밝혔다.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네이버는 소규모 사업자, 창작자 등이 네이버 안팎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문의할 때 질문 유형에 따른 답변을 자동으로 안내해주는 AI 시스템 ‘톡톡’이나, 가게에 전화를 걸었을 때 대신 전화를 받아주는 기계음성 엔보이스 등 네이버의 기술을 소상공인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란 판단이다. 한 부사장은 “개인이 쉽게 창업해 성장하고, 나아가 해외에서도 성공할 수 있도록 네이버가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 부사장은 네이버의 정책을 좀 더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실시간 검색어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되는지, 파워 블로거나 대표 카페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네이버 정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공개할 것”이라며 “파트너들이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우리 경제에 분수효과를 일으키는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 부사장은 네이버 창업주인 이해진 의장이 자신에게 전한 당부의 말도 공개했다. 그는 “이 의장은 ‘변하지 말고, 모든 걸 변화시키라’고 당부했다”며 “서비스 총괄 부사장으로서 보여줬던 (꼼꼼함 등) 자세는 버리지 말되, 네이버 자체의 성장보다는 파트너들과 함께 커나가는 방향으로 구조와 시스템을 바꿔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내년 3월 한 부사장의 대표 취임과 함께 의장직에서 물러나 유럽, 북미시장 개척에 나선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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