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양계농가서 H5N6 확진… 고병원성 여부는 내일 발표
中서 인체감염 일으켜 9명 사망한 H5N6형 바이러스
원인은 일단 철새… 의심신고 잇달라 확산 가능성 높아
서해안 철새 루트를 타고 무섭게 치고 올라온 조류인플루인자(AI)가 결국 수도권 지역을 덮쳤다. 전남 충북 경기에서 농가 확진이 확인되고, 전북 등 남부지방 곳곳에서 의심신고가 접수되고 있어 AI의 기세는 조만간 꺾이지 않을 태세다. 방역당국은 의심신고 접수 지역의 가금류 수만마리를 선제 살처분 하는 등 확산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2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 양주시 백석읍 한 양계농장에서 검출된 바이러스가 H5N6인것으로 확진됐다. 고병원성 여부는 23일에 나올 예정이다. 해당 농장에서는 19일 오후 7시쯤 닭 240마리가 폐사하면서 AI 의심신고가 접수됐고 방역당국은 이 농장에서 사육하는 닭 1만5,000마리를 즉시 살처분했다.
양주시에서 발생한 AI 유형은 전남 해남군 산이면(17일 확진), 충북 음성군 맹동면(17일 확진)에 이어 세 번째다. 양주시에서 확인된 고병원성 AI 역시 앞서 충북 전남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H5N6형 바이러스로 확인됐다.
AI가 의심된다는 신고도 추가로 여러 군데서 접수됐다. 19일 충북 청주시 북이면(오리)과 전남 무안군 일로읍(오리), 21일 전북 김제시 금구면(오리) 등에서 들어온 의심신고의 확진 결과가 23일 이후 추가로 발표될 예정이어서 방역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충남 천안시 풍세면, 아산시 삽교천 일대 등 야생 철새 분변 등에서도 고병원성 AI가 확인된 사례가 잇따랐다. 전남-전북-충남-충북-경기 등 서해안을 잇는 전지역에서 AI가 확인된 셈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AI가 철새의 이동 때문에 발생ㆍ전파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재 고병원성 AI 발생상황은 철새도래지 및 서식지 주변의 가금류 농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농장 간의 지리적·역학적 상관성은 희박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당초 충청북도는 AI 감염 의심 가축 농장주가 운영하는 동일 농장과 인접농장에만 선별적으로 예방적 살처분을 해 왔지만, 이번에 AI가 발생한 음성군 맹동면 일대가 특정 성 집성촌인 점을 고려해 감염 의심 농가와 가족관계에 있는 농장도 살처분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충북도는 해당 농장주가 소유한 인근 다른 농장의 오리까지 포함, 2만2,000여마리를 살처분한 데 이어 주변 3㎞ 이내 52개 농장을 대상으로 시료를 채취해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이다.
한편 이번에 AI의 원인이 된 H5N6 바이러스가 인체로도 전염될 수 있다는 것과 관련해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22일 질병관리본부는 이 바이러스의 인체감염 위험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혹시 모를 감염 방지를 위해 예방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질본은 “2014년 이후 올해 10월까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15명이 발생했고 이 중 9명이 사망했다”면서도 “그러나 이들 중 대부분은 사실상 오리·닭과 한 방을 쓸 정도로 위생상태가 불량한 거주 환경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주거 공간과 사육 공간이 분리된 국내 상황에서 인체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다.
다만 가금류 사체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일 우려가 크므로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예방을 위해서는 손을 자주 씻고, 눈·코·입을 손으로 만지는 것을 피하는 등 기본적 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이 필수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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