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 유병률 등 전국 최고
걷기 실천율은 전국 최하위
‘맞춤형 건강 2030 계획’ 수립
청정한 공기와 올레길이 있는 제주. 그 동안 제주는 사람이 살기 좋은 ‘장수의 섬’으로 알려져 왔지만, 정작 도민들의 건강실태는 엉망이다. 이달 초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전국 비만지도’에 따르면 제주도민의 비만 유병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세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제주도민 비만 유병률은 42.1%로,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고도비만 유병률도 제주가 7.3%로 가장 높았고, 최근 10년간 증가율은 3.4%포인트로 역시 1위를 기록했다. 복무비만 유병률도 25.2%로 제주가 전국 최고를 차지한 것은 물론 2008년 대비 증가율도 4.8%포인트로 상승세가 타 지역에 비해 가장 가팔랐다.
반면 각종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걷기 실천율은 제주가 전국 꼴찌다. 질병관리본부가 2015년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만 19세 이상 도민 5,1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를 제주도민의 걷기 실천율은 28.3%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41.8%보다 크게 낮았다. 연도별 제주도민의 걷기 실천율을 보면 2011년 29.1%, 2012년 34.4%, 2013년 34.3%, 2014년 32.3%, 2015년 28.3% 등으로 오히려 최근 들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레길 인기에 힘입어 제주가 ‘걷기 천국’으로 부상했지만, 정작 도민들이 걷기를 꺼려한다는 건강 조사 결과는 아이러니다.
이처럼 ‘비만율 전국 1위’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제주도가 도민들의 건강증진 실천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도는 내년에 도민의 영양과 식생활 조사를 하고 나서 비만을 줄이기 위해 도민이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건강증진 실천 방안을 담은 ‘맞춤형 제주 건강 2030’ 계획을 수립한다고 22일 밝혔다.
도는 앞서 ‘오키나와 건강 장수 부활 21’이라는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사전에 관련 전문가 등으로 벤치마킹 사업팀을 구성해 현지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내용은 다큐멘터리로 제작, 방영해 도민의 건강증진과 생활습관 변화에 관한 공감대 형성에 나설 예정이다.
‘오키나와 건강 장수 부활 21’은 세계적인 건강장수 지역으로 알려진 오키나와현의 평균 수명 순위가 점차 하락하자, 오키나와현청이 2040년까지 일본 내 평균 수명 1위 지위 부활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장기적인 사업계획이다. 오키나와는 제주와 같은 섬지역이라는 특성과 함께 전국적으로 높은 비만율, 신체활동 감소 등 유사한 점이 많아 이번 ‘제주 건강 2030’ 계획 수립에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도는 기대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도민들의 생활습관, 건강에 대한 인식, 소득 수준, 식습관, 신체활동 등 건강상태를 정밀 분석해 도민 맞춤형으로 건강증진 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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