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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줄어 쌀·고기·커피 안 먹고 옷도 안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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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줄어 쌀·고기·커피 안 먹고 옷도 안 산다

입력
2016.11.22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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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 지출 4분기째↓…의류·신발 실질소비는 14분기 연속 감소

소비자들이 백화점 의류매장에서 옷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소비자들이 백화점 의류매장에서 옷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가계소득이 좀처럼 늘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사상 유례없이 길어지고 있다. 기본 식량인 쌀과 고기 소비가 줄어드는 건 물론이고, 기호식품인 커피도 안 마시는가 하면 옷도 안 사고 버티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의 소비위축은 지난 2008년 전 세계를 덮친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심한 수준으로, 소비자심리가 조속히 회복되지 않는다면 내수 타격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9월 전국의 2인 이상 가구당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했다.

식료품과 비주류음료 지출은 작년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으로 줄고 있다. 2003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 지출규모로 봐도 식료품·비주류음료는 올 3분기 5.1% 줄며 1년째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채소 및 채소가공품’에 대한 실질지출 감소 폭이 17.3%로 가장 컸다. 8분기째, 그러니까 2년 내리 줄고 있다.

채소를 덜 먹으면 대신 밥이나 고기를 많이 먹어야 하지만 그렇지도 않다. 쌀을 포함한 곡물 소비(-7.9%)도 8분기 연속 줄고 있다. 육류(-5.5%)는 4분기째다.

신선수산동물(-11.4%·7분기째 감소), 유제품 및 알(-2.2%·16분기) 등도 예외가 아니다. 해산물이나 우유 등도 소비가 계속 줄고 있는 것이다.

커피 및 차(-5.7%·15분기)와 같은 기호식품 소비는 감소세가 더 오래됐다.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실질 소득이 작년 3분기부터 뒷걸음질 치면서 여유가 없어진 가계는 의류 관련 소비에도 지갑을 꽁꽁 닫고 있다.

전국 가계의 올 3분기 의류·신발 실질지출은 전년동기대비 0.7% 줄었다. 14분기(3년6개월) 연속 감소다.

겉옷 상·하의 등을 포함한 ‘직물 및 외의’는 1.3% 줄며 2013년 2분기(-0.8%)부터 14분기째 잇따라 감소하고 있다.

기타의복(-4.4%), 의복관련서비스(-9.4%)도 감소 폭이 컸다. 내의(3.0%)와 신발(1.9%) 등 품목만 소폭 증가했다. 이 중에서 내의 소비가 늘어난 것은 난방비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가계의 3분기 소비성향은 71.5%로 작년 같은 기간과 동일한 수준에 머물렀다. 3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제조·유통 일괄형(SPA) 브랜드 등에서 저가의 의류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관련 지출도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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