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법은 지난해 개정
ICAO서 세부 기준 확정하면
15층 높이 고도제한 즉시 풀려
강서구 “2배 이상 완화해야”
김포공항 주변의 고도제한 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 세계 공항 인근의 고도를 관리하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ㆍ이카오)에서 김포공항 주변의 고도제한 완화를 적극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서울 강서구가 자체 용역을 통해 제시한 완화 규모를 적용하면 김포공항 인근지역은 현재 15층 규모의 높이에서 최대 2배 이상으로 높이 제한이 풀릴 걸로 보인다.
21일 강서구에 따르면 존 빅터 어거스틴 ICAO 법률국장은 15일 공항 고도제한 완화 국제세미나에서 김포공항 주변지역 관련 특별 발표를 통해 “ICAO가 김포공항 사안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ICAO는 지난해부터 김포공항 주변의 고도제한 완화 검토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일괄 고도제한 완화 방안 및 사례별 고도제한 완화 방안’의 세부기준을 준비 중이다. 또 TF 구성과는 별도로 공식 절차에 따라 국회 상임위원회에 해당하는 비행절차패널회의와 비행장패널회의에서도 고도제한 완화와 관련한 논의를 하고 있다.
김포공항 주변 고도제한 완화 안건이 패널회의를 통과하면 ICAO 내부의 항행위원회 통과와 전체 회원국 의견 수렴,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ICAO가 공식적으로 김포공항 주변의 고도제한 완화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나온 ICAO 법률국장의 매우 긍정적인 발표는 주목할 부분이다.
현재 국내 항공법은 국내 공항의 고도제한 완화 기준을 정할 때 ICAO의 규정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ICAO는 1947년 설립된 유엔 산하 민간항공 전문기구로, 국제항공의 통일된 기준 마련을 위한 국제표준 및 글로벌 항공정책을 결정한다.
ICAO 규정에 따르면 김포공항 주변은 활주로를 기준으로 반경 4㎞ 이내(수평표면구역)에 57.86m 미만, 반경 4.0~5.1㎞ 이내(원추표면구역)에는 112.86m 높이의 건물만 지을 수 있도록 제한 받고 있다. 현재 개발이 한창인 마곡지구 등에 약 15층 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없는 셈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39층 규모 만달레이 호텔의 위치가 활주로에서 불과 1㎞ 떨어진 것 등과는 비교가 불가할 정도다.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경기 부천시 등은 현재 고도제한 기준이 ICAO에서 1944년 제정된 것으로, 항공기술이 발달한 지금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총 면적의 97.3%인 40.3㎢가 고도제한 지역에 속하는 강서구는 2014년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는 주민 등 33만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 등에 법령개정 청원서를 제출했다.
그 결과 지난해 5월 비행안전과 관련 없는 과도한 고도제한을 완화하도록 하는 항공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된 항공법에 따라 ICAO 규정만 변경되면 김포공항 주변 고도완화는 즉시 적용된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김포공항 인근에 자연 지형물인 개화산(123m)과 봉제산(112m)이 있다”며 “고도제한 기준을 지금보다 2배가 조금 넘는 123m까지 완화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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