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에서 삼성 등 대기업 관련 의혹을 캐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검찰이 발표한 중간 수사 결과에서 대기업과 관련한 내용은 쏙 빠지면서 봐주기 논란이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은 재벌 대기업이야말로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을 가능케 한 또 다른 몸통이라며 ‘정경유착’ 프레임을 부각시켜 최순실 게이트 규명의 동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미르 재단에 가장 많은 기부금을 냈고 최순실씨 일가에게도 직접 돈을 건넨 삼성의 경우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조력을 받았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겠다는 계획이다.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정치검찰도 모자라 재벌검찰이 되겠다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비서실세들에게 돈을 갖다 바친 기업들 모두 공범이고 부역자들”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대기업 의혹을 부각시키는 데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죄 혐의를 적용시키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대기업들이 단순히 피해만 본 것이 아니라 특혜를 받았다는 사실이 나와야 뇌물죄가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공개 회의 석상에서 검찰의 공소장을 두고 “핵심 사안인 뇌물죄를 빼서 50점 밖에 줄 수 없다”며 “재벌의 뒤를 봐주고 국회마저 재벌을 위한 법을 만들어 달라고 직접 강박을 했던 대통령인데 뇌물죄를 빼 버리면 몰수도 추징도 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기 대선 국면에서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계산도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윤주기자 kkang@hn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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