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들이 한국 연예인의 중국 내 활동 규제설을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했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속도전을 겨냥한 중국 측 반발이 다시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관찰자망(觀察者網)과 봉황망(鳳凰網) 등 중국 유력매체들은 21일 “지난 9월 이후 중국 문화부가 승인한 한국 영화와 드라마, 콘서트 등이 하나도 없다”,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장쑤(江蘇)방송국이 한국스타가 출연한 모든 광고를 금지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등의 소식을 전했다. 매체들은 중국 내 미디어를 총괄하는 정부기관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에서 공식 문서 대신 구두로 각 지방 방송국 책임자들에게 관련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 문제로 방송사들에 한류 연예인들의 방송ㆍ광고 출연 등을 금지했다는 보도에 대해 “금한령(禁韓令)이라는 것을 들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겅 대변인은 대신 “중국 정부와 인민들은 사드 배치에 반대하며 유관부문도 이미 이런 정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해 민간 차원에서 금한령이 실재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주중 한국대사관 측은 “최근 중국 매체들의 금한령 관련 보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광전총국이 공식 지침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일선 문화현장의 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한류스타 송중기가 출연한 휴대폰 광고가 최근 다른 중국 연예인 출연 광고로 바뀐 사실을 소개하며 “중국의 금한령이 발효되면 한국은 가장 큰 한류시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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