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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독촉 때문에... 필리핀 한인 3명 살해범 구속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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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독촉 때문에... 필리핀 한인 3명 살해범 구속영장

입력
2016.11.2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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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증거 부족해 석방된 김씨

해외서 공범 검거되자 범행 인정

필리핀 한인 집단 살해 사건 피의자 김모씨가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뉴스1
필리핀 한인 집단 살해 사건 피의자 김모씨가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지난해부터 해외통화 선물거래(FX마진거래)를 명목으로 150억원을 끌어 모은 A(48)씨 등 3명은 1년 넘게 투자자들에게 원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해외 도피를 모색했다. 그러던 중 한 사업가로부터 필리핀에 거주하는 박모(38)씨를 소개 받았다. 박씨는 2010년부터 정킷방(카지노 업체에 보증금을 주고 빌린 VIP룸) 운영 등을 구상했지만 자금 부족으로 사업 추진이 더디자 3명에게 도피처를 제공하는 대신, 투자금 10억여원을 받기로 했다. 세 사람은 지난 8월 필리핀 팜팡가주 바콜로시로 건너 갔고 박씨는 이들의 편의를 봐주면서 함께 살았다.

동거 한 달이 지날 무렵 문제가 불거졌다. 박씨는 사업 진행을 놓고 A씨 측과 사사건건 부딪쳤다. 외부접촉을 전혀 하지 않은 3명의 뒤치다꺼리까지 도맡아 처리해 스트레스도 쌓일 대로 쌓인 참이었다. 박씨는 결국 투자금을 가로챌 계획을 세우고 지난달 3일 투자자로 알고 지내던 김모(34)씨에게 연락해 “1억원을 줄 테니 A씨 등을 죽이자”고 제안했다. 김씨는 곧장 필리핀으로 날아갔다. 그 역시 2년 전 식당을 운영하며 생긴 빚 2,000만원을 갚지 못해 목돈이 궁하던 터였다.

현지에서 만난 두 사람 일주일 정도 기회를 살피다 지난달 11일 범행을 실행하기로 마음 먹었다. 당일 저녁 박씨 등은 자고 있던 3명을 권총으로 위협해 포장용 테이프로 손발을 묶고 눈을 가린 뒤 차에 태웠다. 두 사람은 집에서 10여㎞ 떨어진 사탕수수밭에 도착하자마자 피해자들을 총기로 살해해 인근에 유기했다. 이후 박씨는 앙헬레스시 카지노에 예치한 투자금을 인출해 마닐라로 도주했고, 김씨는 현지에서 도박과 쇼핑을 즐겼다.

하지만 시신이 발견된 후 필리핀과 한국 합동 수사팀이 이들이 머문 건물 안 음료수 캔에서 두 사람의 지문을 채취해 수사망을 좁혀오자 김씨는 지난달 13일 한국으로 귀국했다. 닷새 후 경찰은 경남 창원에서 그를 체포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했다.

수사는 도피 행각을 하던 박씨가 지난 17일 필리핀 이민청에 검거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다시 경찰에 불려 온 김씨도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현지에서 결정적 범행 증거인 화약 성분이 묻은 김씨 옷이 확보된 덕분이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카드사와 사채업자의 빚 독촉에 시달려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강도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김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도 현지 수사와 사법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 국내로 송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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