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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경림 "터놓을 곳 없는 여자들, 토크 콘서트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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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경림 "터놓을 곳 없는 여자들, 토크 콘서트의 주인공"

입력
2016.11.2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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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제 삶을 떨어뜨려놓고 공연을 할 순 없죠. 토크 콘서트는 말 그대로 제 이야기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제게서 벗어날 순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느꼈던 고민이나 슬픔, 고통 같은 것들을 함께 나누고 싶었고 또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어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토크 콘서트를 올해로 3회째 열고 있는 방송인 박경림은 처음 공연을 생각하게 된 이유에 대해 말했다. 내년이면 결혼 10년째를 맞이하는 박경림도 평범한 아내이자 엄마다. "인생 별 거 없더라. 앞으로 더 많이 살아 봐야 알겠지만 '내가 이런 생각까지 하다니'라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며 슬며시 웃었다.

-공연 제목이 '노맨틱한 여자들'이다. 어떻게 정해졌나.

"첫 공연이 '신 바람난 여자들'이었고 두 번째가 '잘나가는 여자들'이었다. 다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 이번 공연도 그런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싶었다. 어릴 때, 젊을 때는 있는 자체만으로도 로맨틱하고 로맨틱 코미디를 보면 내 얘기 같잖나. 그런데 결혼해서 애 낳고 살다 보면 순위가 가장 뒤로 밀리는 게 바로 로맨틱이다. 로맨틱을 잃어버린 노맨틱한 여자들의 로맨틱을 찾자는 의미다."

-화려한 게스트들로도 유명하다.

"여자들을 위한 콘서트이다 보니 관객들이 원하는 게스트를 초대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쓴다. 우리 공연은 게스트 공개를 미리 안 한다. 당일 깜짝 선물처럼 게스트를 맞이하게 되는 거다. 이번 공연은 '로맨틱'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보는 순간 잠들어 있던 로맨틱함이 절로 살아나는 이들을 섭외하려고 했다."

-토크 콘서트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위안을 얻을 곳이 많이 없었다. 말할 사람이 없으니 인터넷 커뮤니티의 사람들을 보며 위안을 얻고 영상을 보고 그러고 있더라 내가. 결국 우리의 삶이 이렇다면 함께 모여 '나만 이렇게 사는 건 아니구나'라는 걸 느끼고 돌아갈 때 또 힘을 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하게 됐다. 세상 모든 여자들이 '나만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토크 콘서트를 하며 얻는 보람이 있다면.

"그냥 우리 얘기를 바탕으로 한 거라 정말 색다른 경험이다.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나누기도 하고 아직 느끼지 못 한 감정들을 다른 사람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끼게 되기도 한다."

-기억에 남는 관객이 있을 것 같다.

"지난해 공연 때 집을 나갔는데 막상 갈 데가 없어서 차 안에 계속 있었다는 사연이 기억에 남는다. 다 나도 경험해 봤던 일이다. 집을 나갈 때는 '내가 나가면 괴로울 걸. 찾게 될 걸' 하는데 막상 갈 데가 별로 없으니 차 안에서 음악 듣고 라디오 하다 집에 들어가게 되더라."

-'친절한 경림씨' 아니냐. 가정생활도 당연히 행복하기만 할 것 같은데.

"죽을 때까지 맞춰가면서 사는 게 결혼생활인 것 같다. 어느 날은 좋았다가 또 어느 날은 남편이 내 마음을 이해 못 해주는 것 같아 서운하다. 모든 인간관계 가운데 가장 노력해야 하고 평생 맞춰가야 하는 관계가 남편을 비롯한 가족 간 관계라 본다. 내년이 결혼 10년인데 그 시간 동안 계속 서로 맞췄다고 보면 된다. 물론 내가 이해보다는 인정을 많이 하는 편이긴 하다."

-보통은 상대를 먼저 이해해보려고 하지 않나.

"난 이해보다는 인정이다. 인정을 하면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굳이 안 해도 된다. 있는 그대로를 보겠다는 뜻 아닌가. 이해를 하기 시작한다는 건 '내가 너를 이해해 보겠다'는 의미 같아서 잘 하지 않으려고 한다."

-대중은 잘 모를 수 있겠지만 정말 바쁜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잘할 수 있고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소통의 장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사람들과 만나는 걸 워낙 좋아한다."

-불특정 다수와 만나는 것은 연예인 입장에서 위험한 일일 수 있다.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산 일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런데 그런 일은 언젠가는 (진심이) 밝혀지리라 생각한다. 사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하면서 약간 포지셔닝의 혼란을 겪기도 했다. 그때도 마이크를 놓지 않고 소통을 놓지 않았다. TV에 나오지 못 하면 영화 제작 보고회를 가고, 무비토크를 가고, 쇼케이스 진행을 맡고 라디오 DJ를 맡았다. 기회가 닿는 일은 하려고 노력했다. 세이브 더 칠드런 홍보대사도 올해로 11년째 하고 있다. 토크 콘서트는 내가 결혼을 해서 여러 가지를 경험하면서 기획한 것이다. 이런 공연을 하면서 '이제야 조금씩 포지셔닝이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앞으로 얼마나 더 토크 콘서트를 열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지금 공연의 툴은 토크 뿐만 아니라 노래, 춤 등 여러 요소가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것이다. 그러니까 나만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계속 열심히 여자들의, 또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고 공부하다 보면 10주년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언젠가는 여자들을 위한 운동회도 열 수 있고, 커플이나 부부를 위한 토크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모녀를 위한 공연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계속 준비하고 있다."

사진=코엔스타즈 제공

정진영 기자 afreec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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