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 예정된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가 미국 대선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버금가는 세계 경제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주 앞으로 다가온 이탈리아의 개헌 결정이 세계 시장과 정치를 흔들만한 파급력을 지닌 ‘와일드카드’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테오 렌치 총리가 총리직을 내걸고 개헌안 통과를 추진하는 가운데, 만일 개헌안이 부결될 경우 이탈리아의 정권 교체 가능성을 대폭 높여 유럽연합(EU)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의 명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탈리아 국민투표가 세계 경제 리스크로 주목받는 이유는 개헌안 반대 진영의 대표인 제1야당 오성운동(M5S)이 유로화에 강력히 반기를 들고 있어서다. 오성운동의 주요 정책에는 이탈리아 채무 재협상과 함께 유로화 존치에 관한 구속력 없는 국민투표 실시가 포함돼 있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이사벨 마테오스 이 라고 수석 자산전략가는 “유로존 내 경제규모가 세번째로 큰 이탈리아의 이탈 움직임은 나머지 유럽 국가에 브렉시트보다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개헌 찬반 캠페인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최종 여론조사는 개헌안 부결에 더욱 무게를 싣고 있다. 국민투표 전 마지막 여론조사 발표일인 18일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4개 기관이 공개한 최종 조사에서 5~10%포인트 격차로 반대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유권자 4명 중 1명은 아직 미결정 상태인 데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 조사에 응한 응답자 절반은 투표 기권 의사를 밝혀 결과 예측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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