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취업을 미끼로 취업준비생들을 끌어들여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 경찰에 적발된 조직(본보 10월 27일자 12면)의 총책이 지명 수배된 지 다섯 달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 혐의로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 총회장 이모(42)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또 같은 혐의로 이씨의 운전기사 김모(2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는 2013년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1회당 최대 100만원까지 돈을 걸 수 있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개설한 뒤 회원을 모집, 운영해 약 800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에 가담하고 이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씨의 은신처에서 나온 현금 5억원과 대포폰 6대, 보증금 1억원과 월세 1,600만원의 고급 빌라 임대차 계약서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국내에서 도주 중인 총회장 이씨 등 도박 사이트 운영 조직 일당 15명을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추적해왔다. 경찰은 앞서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 혐의로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 사장 김모(44)씨 등 16명을 구속하고 종업원 오모(23)씨 등 12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중에는 해외 취업 구인공고를 보거나 소개 받아 범행에 가담한 취업준비생 120명이 포함됐다.
총회장 이씨와 사장 김씨 등이 운영한 불법 도박 사이트는 모두 8개로, 이곳에서 거래된 돈만 3조4,000억원에 이르렀다. 이들이 사이트별로 2만~3만명에 이르는 회원들로부터 챙긴 금액은 1,400억원에 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수익을 은닉처와 사용처를 계속 추적해 몰수하고 도주 중인 미검자들도 계속 뒤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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