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콜라 사르코지(61) 전 프랑스 대통령의 세 번째 대권 도전이 좌절됐다. 20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중도우파 공화당 1차 프라이머리(당내 경선)에서 예상을 밑도는 지지를 받아 경선 탈락했다.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제1야당인 공화당의 경선 1차 투표 개표가 85% 진행된 상황에서 프랑수아 피용(62) 전 총리가 득표율 44.1%로 1위에 올랐다. 강력한 대선 후보로 점쳐졌던 알랭 쥐페(71) 전 총리가 28.2%로 2위에 올라 결선 투표를 벌이게 된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1%의 성적으로 경선에서 탈락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개표 후 “유권자 다수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며 경선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1위에 오른 피용 전 총리의 공약이 자신과 더 흡사하다면서 그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2007~2012년 사르코지 행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피용 전 총리는 그간 강력한 대선 후보로 주목 받지 못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급부상하며 1차 경선 투표에서 깜짝 득표율을 거뒀다.
피용 전 총리는 ‘신자유주의’를 이끈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옹호한다. 대선 출마 선언과 함께 대대적인 감세와 복지 감축 등 친(親) 기업적 시장 개혁을 공약했다. 이민과 이슬람 문제에 있어서도 강경파로 분류되며 러시아에 대해선 유화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하락세를 보여온 쥐페 전 총리는 1차 프라이머리에서 2위에 그쳤지만 여전히 유력한 대선후보다. 온건 중도 우파의 포지셔닝을 취한 그는 극우 마린 르펜 국민전선(FN)대표의 부상을 막아야 한다면서 국민 단합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1차 프라이머리에서 득표율이 예상보다 못 미치자 “1차 투표는 놀라웠다”면서도 “다음주엔 당신이 원하든 원치 않든 또 다른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것”이라며 반전을 예고했다.
피용 전 총리와 쥐페 전 총리는 27일 2차 경선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두고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여기서 선출된 공화당 대선 후보는 내년 대선 결선에서 마린 르펜 국민전선(FN)대표와 맞붙을 것으로 점쳐진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사회당 정부가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며 진보 지지층이 분열을 거듭하고 있어 내년 4월 1차 대선투표에서 진보 후보가 결선 투표행을 따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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