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통과 땐
바로 최종 서명할 수도
일본은 표정관리에 주력
한일 정보보호협정(GSOMIA)이 22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정부가 ‘원스톱’으로 바로 협정에 서명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사생결단으로 GSOMIA를 처리하려는데 반해, 일본은 한국의 조급함을 내심 즐기는 모양새여서 양국의 처지가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20일 “GSOMIA가 22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당일 최종서명까지 마칠 가능성이 있다”며 “굳이 협정 서명을 미뤄서 매를 두 번 맞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재가라는 절차가 남아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국무회의를 주재할 가능성이 높아 국무회의 통과와 재가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일찌감치 서명자로 나선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GSOMIA에 직을 걸겠다”고 밝히며 퇴로 없는 일전을 벌이고 있다.
반면 일본은 혹여 협정이 틀어질까 표정 관리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다른 소식통은 “한국의 국내 상황이 복잡한 만큼 일본은 GSOMIA에 언제 서명하고 누가 서명할지에 대해 한국 정부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이런 시점에 괜히 목소리를 냈다가 다 된 밥에 재를 뿌릴까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일 GSOMIA는 2012년 6월 ‘밀실추진’ 논란이 거세지자 정부가 서명을 불과 1시간 앞두고 일본측에 요청해 막판 무산시킨 전례가 있다.
일본이 협정 서명자를 함구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보인다. 당초 예정대로 차관급인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를 내세울 경우 한 장관과 격이 맞지 않아 GSOMIA가 일본의 의도대로 끌려간다는 ‘굴욕외교’ 비판이 더 거세질 수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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