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피에 ‘괴담 바로잡기’ 신설
“朴, 관저 집무실에 있었다” 공개
본관 집무실 비운 이유는 없어
“오보 탓” 언론에 책임 떠넘겨
문재인 “출근 안 했다는 뜻”
청와대가 ‘세월호 7시간 행적’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당일 “주로 관저 집무실을 이용했다”며 관련 정보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하지만 평일 한낮에 청와대 본관 집무실을 비워놓은 이유 등에 대해서는 일체 설명이 없어 관련 의혹을 해소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청와대는 19일 홈페이지에 ‘오보·괴담 바로잡기’ 코너를 신설하고 이런 내용이 담긴 ‘세월호 7시간, 대통령은 어디서 뭘 했는가- 이것이 팩트입니다’는 글을 시간대별 집무내용을 정리한 그래픽과 함께 게재했다.
청와대는 이 글에서 “청와대에는 관저 집무실, 본관 집무실, 비서동 집무실이 있으며 (박 대통령은) 이날(세월호 참사 당일)은 주로 관저 집무실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는 어디서든 보고를 받고 지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대통령은 출퇴근 개념이 아닌 모든 시간이 근무시간”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그간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에 있었다면서도 구체적인 집무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해명에는 휴일도 아닌 평일에 촌각을 다투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는데도 5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본관 집무실을 두고 장시간 관저에 머문 데 대한 합리적 설명은 빠져 있다. 또 오전 10시 첫 보고를 받은 이후 4시간 50분간 대통령이 구체적 피해 상황을 몰랐던 이유와 승객 구조와 관련한 추가 지시가 없었던 점 등도 해명이 안 됐다. 특히 “세월호의 비극은 오보에 따른 혼돈”이라며 언론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도 보였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0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관저 집무실을 이용했다는 것은 출근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그 긴박했던 시간에 출근을 하지 않고 뭘 했느냐”고 지적했다.
청와대의 ‘오보ㆍ괴담 바로잡기’ 코너에는 세월호 7시간 의혹 외에도 ▦무속신앙 논란 ▦길라임 가명 사용 의혹 등 10가지 의혹에 대한 해명이 올라와 있다.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청와대가 국민의 물음을 괴담으로 전락시켰다”며 “구중심궐 청와대 담장 속에서 홈페이지에 허튼소리나 나열하며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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