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급여로 부러움을 사던 조선 대형 3사 임직원의 올해 지갑이 얇아졌다.
구조조정 차원에서 급여를 일부 반납하고 수주 가뭄으로 근로시간이 줄면서다.
20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올해 1~3분기 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4,776만원으로 전년 동기 5,095만원보다 319만원(6.3%) 감소했다.
매월 급여 통장에 424만원이 들어오다 398만원으로 줄어든 셈이다.
이같은 감소는 회사가 일감 부족으로 지난 7월부터 고정 연장근로를 없애면서 관련 수당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때 20년에 육박했던 평균 근속연수는 올해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영향으로 15년으로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3분기 평균 급여가 4,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5,300만원보다 400만원(7.5%) 감소했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매달 33만원을 덜 받았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임원이 급여의 30%, 부장 20%, 차·과장은 15%를 반납하고 있다.
매년 1월과 7월에 받는 목표인센티브(PI)는 실적 부진 때문에 작년에도 올해에도 없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3분기 평균 급여가 4,400만원으로 전년 동기와 같다.
대우조선은 지난 7월부터 임원이 급여의 20~30%, 수석부장 15%, 사원부터 부장까지는 10%를 반납하고 있다.
그런데도 평균 급여가 낮아지지 않은 이유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로 젊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작년 3분기 말과 비교하면 직원 수는 1,147명 줄었지만, 근속연수는 16.4년에서 17.5년으로 증가했다.
회사가 잘 나갈 때 많게는 수십억원을 받던 임원들도 급여 조정에서 예외가 아니다.
삼성중공업은 업황이 최고조였던 2012년 등기이사 1인당 36억8,200만원을 받았지만, 작년 6억8,00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박대영 사장도 취임 첫해인 2013년 16억3,800만원을 받았지만, 올해 7월부터 급여를 전액 반납하면서 월급명세서에 회사의 의료보험 부담금 9,700원만 찍히고 있다.
대우조선 고재호 전 사장은 2015년 퇴임하면서 21억5,400만원을 챙겼지만, 후임 정성립 사장은 급여의 30%를 반납하고 있다.
더구나 대우조선 임원들은 과거 분식회계를 통해 지급된 성과상여금을 반납하면서 급여가 2014년의 40~50% 수준으로 축소됐다. 임원용 자동차를 반납하고 건강검진도 자비로 부담하고 있다.
올해 1~3분기 등기이사 평균 보수는 2억1,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4억3,100만원에서 85.1% 깎였다.
현대중공업은 2013년 등기이사 1인당 평균 보수가 14억원에 달했지만, 1조5,40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한 작년 3억2,056만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1~3분기 등기이사 평균 보수는 6,937만원으로 일반 직원 수준이다.
올해 현대중공업 사장단은 월급을 받지 않고 있으며 부사장은 급여의 50%, 전무 30%, 상무 20%를 반납하고 있다.
조선 3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연말 실적에 따른 성과급과 임금협상 타결시 격려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에는 노사 갈등으로 협상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데다 실적도 안 좋아 기대할 게 없다"고 전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