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환은 18일 한국일보와 만나 “음악도 삶도 반보씩 앞서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꾸준히 진화하는 음악인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다. 이 의지는 현실에서도 이어졌다.
이승환이 19일 오후 자신이 세운 연예기획사 드림팩토리 건물에 ‘박근혜 하야’란 문구가 적힌 새 현수막을 내걸었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 만든 세 번째 현수막이다.
이승환의 시국 선언이 담긴 현수막은 3단계로 ‘진화’했다. 지난 1일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드림팩토리에 걸린 첫 현수막은 검은색 바탕에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흰색 문구만 적혀 있었다. 현수막 관련 주민 신고를 받고 경찰이 드림팩토리를 방문하자 이승환은 첫 현수막을 내리고 하루 뒤인 2일 새 현수막을 내걸었다.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문구 옆에 ‘가자! 민주주의로!’를 덧붙여 시국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소신을 밝혔다. 현수막 하단에 ‘2016년 11월 12일 서울시청광장’이란 촛불집회 시기와 장소를 공지한 게 첫 현수막과의 차이였다.
이승환이 이날 새로 내 건 세 번째 현수막은 두 번째 현수막과 문구 등이 다소 달랐다. ‘가자! 민주주의로!’ 대신 ‘모이자! 광화문으로!’란 문구가 새로 들어갔다.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를 부르짖는 시민들의 촛불집회 참석에 대한 지지의 표현을 넣은 것이다. ‘2016년 11월26일 오후4시 박근혜 퇴진 5차 범국민행동’이란 내용도 추가했다. 지난달 29일에 시작, 매주 토요일마다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박 대통령 하야 촉구 문화제 관련 정보 공지다.
세 번째 현수막을 내 건 이승환이 앞으로 또 새 현수막을 만들어 박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비판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이승환은 현수막을 제작한 이유로 인터뷰에서 “로커로서의 저항의식”이라고 답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세월호 참사 등을 지켜보며 현 정부에 늘 분노에 차 있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승환은 지난 12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 대통령 하야 촉구 3차 범국민 행동 문화제에 참석해 촛불을 든 1,00만 여 시민들과 뜻을 함께 한 바 있다. 이승환은 오는 21일 음원사이트에 가수 이효리와 전인권이 참여한 곡 ‘길가에 버려지다’ 파트1과 윤도현 등 30여 명이 함께 부른 파트2를 공개한다. ‘길가에 버려지다’는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의 국정농단으로 절망에 빠진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승환이 후배 싱어송라이터 이규호와 기획한 곡이다. 앞서 두 곡은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만 정식으로 공개됐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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