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사가 청탁에 좌우되는 것처럼 보이게 해”
洪 “잊을 수 없는 참혹한 날… 진심으로 반성”
정운호(51ㆍ구속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 ‘전관(前官) 예우’를 이용해 청탁해주겠다며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에게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도형) 심리로 1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은 일반 국민에게 사법 불신을 안기는 막대한 피해를 낳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탈세와 관련해 벌금 15억원도 구형하고 정씨에게 받은 불법 자금 5억원을 추징 요구했다. 홍 변호사와 함께 탈세 혐의로 기소된 법무법인에게는 벌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홍 변호사는 사적인 연고나 친분을 이용해 로비에 나서거나 검찰 수사를 무마하려는 등 정상적인 변론활동이라 보기 어려운 방법을 내세워 사건에 개입하고 수사 무마를 약속하면서 금품을 수수했다”며 “수사가 마치 청탁에 따라 좌우되는 것처럼 보이게 해 검찰 수사나 변호사 업무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변호사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정씨에게 받은 돈은 변호사 사무실 개업축하금으로 받았다가 이후 관련인의 사건 도움 명목으로 봐야 하고, 정씨의 상습도박 사건과 관련해 받은 돈은 정상적인 수임료”라며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무죄라고 주장했다. 탈세 혐의에 대해선 “피고인이 불찰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홍 변호사는 이날 법정에서 울먹이며 “수감생활을 하면서 많은 반성을 했고 진심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최후변론을 시작했다. 그는 “모든 걸 포기하고 죽고 싶다는 생각으로 정든 검찰청사에 소환돼 광범위한 조사를 받았는데, 잊을 수 없는 참혹한 날이었다”고 회상하며 “한이 남지 않도록 저와 변호인의 주장을 잘 살펴주기 바란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홍 변호사는 지난해 8월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를 받던 정씨에게 수사 무마 등을 청탁하는 대가로 3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1년 9월 서울메트로 1~4호선 매장 임대사업과 관련해 서울시 고위 관계자에게 청탁하는 명목으로 정씨에게서 2억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에게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수임 내역 미신고나 축소 신고 등으로 세금 15억여원을 내지 않은 혐의도 적용했다.
홍 변호사의 1심 선고 공판은 내달 9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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