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62) 전 합동참모의장이 뇌물죄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두 차례나 구속영장이 기각돼 검찰의 방산비리 수사의 발목을 잡았던 거물 무기 로비스트 함태헌(60)씨도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남성민)는 18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 전 의장에게 “국군 최고 지위의 합참의장으로서 본분을 저버리고 무기중개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아 방위산업의 투명성 등에 대한 사회의 기대를 훼손했다”며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수의를 입게 했다. 벌금 4,000만원과 추징금 500만원 주문도 따랐다.
최 전 의장은 합참의장 재직 때인 2014년 9월 아들의 사업자금 지원 명목으로 무기중개업체 S사 대표 함씨로부터 2,000만원을 받았다. 최 전 의장 측은 “정당한 사업 투자금”이라 맞섰지만 재판부는 “뇌물이 맞다”고 결론냈다. 투자계약서나 수익분배 약정도 없고, 함씨가 사업성 검토도 없이 자기 소유의 식당 지배인 명의 계좌에서 인출된 수표를 직접 최 전 의장 아들 사무실을 찾아 전달한 점 등이 근거가 됐다. 해상 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을 해군이 도입하도록 중개한 함씨가 당시 최 합참의장의 입김을 바라고 직무 관련 뒷돈을 건넸다고 인정한 것이다.
다만, 최 전 의장이 2012년 해군본부 시험평가단장 등에게 지시해 와일드캣이 작전 요구 성능을 충족하는 것처럼 허위 시험평가 보고서를 작성하게 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는 무죄가 났다. 최 전 의장이 시험평가 결과서에 결재하지 않았고, 구체적 보고를 받지도 못한 것으로 보여 허위 작성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함씨에게 사업 편의를 봐주고 2013~2014년 약 7,3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및 배임수재)로 불구속 기소된 정홍용(62) 전 국방과학연구소장도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로비 금품을 뿌린 함씨는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수의를 입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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