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법에 맞게 번역해도 통하지 않을 때가 있다. ‘호랑이 장가간다’를 영어로 번역해도 외국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나라마다 비유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 남부에서처럼 ‘The devil is beating his wife’(악마가 마누라를 패고 있다)라고 하거나 네덜란드 버전의 ‘The rats are getting married’등 나라마다 다른 표현이 수십 가지나 된다. 간단하게 부르는 sunshower나 liquid sun 혹은 monkey’s wedding, fox’s wedding 같은 표현도 문화 배경에 따라 생긴 말이다.
우리말 ‘공자 앞에서 문자 쓴다’나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느냐’ 비유는 전 세계적으로 100여 가지 버전이 있다. 우선 일본의 ‘You’re trying to give a lecture on Buddhism to Buddha’는 공자 앞에서 문자 쓴다는 우리식 표현과 유사하다. ‘That’s like carrying lights during the day’, ‘That’s like turning on flashlights during the day’, ‘You’re watering the ground on a rainy day’ 등도 있다. 대낮에 등불을 켜거나, 대낮에 전등을 켜는 것 혹은 비 오는 날 땅에 물을 주는 일 모두가 '해 보았자 쓸데없는 일’이라는 공통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런 일본식 표현보다는 영어의 ‘You’re holding a candle to the sun, ‘You’re trying to teach a bird how to fly’같은 문장이나 ‘That’s like teaching a fish how to swim’, ‘That’s like teaching your grandmother to suck eggs’ 등의 표현이 훨씬 더 영어답게 들릴 것이다.
영어권에서 가장 보편적인 비유법은 ‘That’s like carrying coals to Newcastle’이다. 본래 영국의 Newcastle 지역이 석탄 생산 지이기 때문에 연탄 공장에 연탄을 갖다 준다는 표현인 셈이다. 이 표현은 호주와 미국의 Pennsylvania주 일부 지역에서도 쓰인다. 한 때 철강 생산지였던 Pittsburgh시에서는 ‘You’re trying to bring the steel to Pittsburgh’라고 말하기도 하고 Boston이나 동부 연안에서는 ‘That’s like bringing quahogs to the clambake’(해안 피크닉에 조개를 갖고 가는 격)이나 ‘That’s like bringing scrod to the harbor’(항구에 대구 생선을 갖다 주는 격)이라고 말한다.
강이나 바다에 물을 갖고 가는 비유는 프랑스의 ‘Carrying water to the river’, 네덜란드의 ‘Carrying water to the sea’ 버전으로 나왔고, 이는 Latin 비유 ‘Carrying wood to the forests’에서 파생됐다. 스페인어권의 ‘Carrying wood to the mountain’이나 영국인의 ‘Carting water to the Thames’도 유사한 표현이다. 그리스의 ‘Bringing an owl to Athens’는 독일에서도 사용하는 말이다. 핀란드와 덴마크의 ‘That’s like taking sand to Sahara’나 ‘You’re throwing salt into the sea’, ‘Are you carrying tea to China’ 역시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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