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ㆍ시진핑을 상대로 외교력 발휘할지 의문
정부는 일본이 연내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하야와 탄핵 요구를 받고 있는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일본을 방문해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나온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일본 중국 3국은 정상회의를 연내 개최한다는 공감대 하에 개최 일자를 조율 중에 있다”며 “일정이 확정되면 대통령께서 참석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내달 19~20일께 도쿄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한국과 중국에 제안했으나 중국이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한중일 정상회담은 일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3년 반 동안 열리지 못하다가 2년 만인 작년에 서울에서 열렸다”며 “정상적인 정례화는 동북아 안정과 협력을 위해 중요한 사안이라 국내적인 이유로 참석을 못하면 많은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박 대통령이 불참키로 한 2016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참석한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1993년 APEC 정상회의가 시작된 후 대통령 대신 총리가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앞서 외교부는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인한 안보 상황 때문에 지난 9월에 박 대통령의 APEC 불참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씨 사건 여파로 국무총리 후보자가 새로 지명되고 황 총리의 거취도 불안정해지면서 APEC 참석자 확정이 늦어졌다.
19~20일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제24차 APEC 정상회의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북핵 외교의 주요 당사국 정상들이 모두 참석한다. 황 총리는 이번 방문 일정 중 주최국인 페루의 알베르토 비스까라 제1부통령과의 양자회담 외에 다른 양자회담 일정은 일체 잡지 못했다. 다자무대에서 정상외교 차질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
송용창기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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