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구소 美 외교정책 포럼
“돈 되는 협상부터 주력할 것”
“유럽ㆍ중동ㆍ중국에 우선 순위”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대외정책에서 북핵 문제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비용을 중시하고 국제 분쟁에 되도록 불개입한다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스타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17일 세종연구소가 주최한 ‘미국 차기 행정부의 외교정책’포럼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철저한 ‘주고받기’를 대외정책의 원칙으로 표명해왔다”며 “그의 리더십은 일정 부분 의도된 예측 불가능성을 유지하며 최대한 이익을 추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은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대북정책과 관련, “단기적인 경제 효과가 필요한 그로선 역설적으로 협상이 만만치 않고 갈등 소지가 있는 비동맹국이나 적대국 보다 동맹국과의 협상에서 실리를 추구하는 것이 용이하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돈 안 되는 협상’보다 일본과 한국, 유럽국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돈 되는 협상’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사업가 스타일의 외교를 펼친다면, 당장의 해결이 어려운 북핵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뜻이다. 남 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임기 초반 북한과의 협상이 원활하게 풀리지 않을 경우 막대한 비용이 드는 선제적 무력 사용보다는 수사적 차원의 경고에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에 대한 희화화 등으로 북한을 방치하는 ‘전략적 무시’ 전략을 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에서 북한문제 조율도 시급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우선 순위에서 북한은 유럽과 중동, 중국보다 뒤로 밀릴 것”으로 예상했다. 최 부원장은 “트럼프 정부가 대안을 선택할 때 극단을 왔다 갔다 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우리의 의사와 무관하게 미북 간 대화와 협상이 진행되거나 일방적 군사행동이 취해지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부원장은 미중 관계에 대해 “트럼프 측의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통상문제가 양국 관계를 규정하는 면이 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일 관계에 대해서는 “동맹에 대한 기여와 책임을 강조하며 밀월관계보다는 마찰음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우려 때문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기 위해 다급하게 방미했다는 해석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