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미국의 작곡가 겸 가수 밥 딜런(73)이 내달 10일로 예정된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16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이 밝혔다. 노벨상을 주관하는 한림원은 이날 성명에서 “밥 딜런으로부터 12월 노벨문학상을 받기 위해 스톡홀롬으로 올 수 없다는 내용의 사적인 편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AFP에 따르면 딜런은 편지에서 “개인적으로 상을 받았으면 좋겠지만 다른 약속이 있어서 불운하게도 불가능하다”라며 불참 이유를 밝혔다고 한림원측은 설명했다. 한림원은 이와 관련해 “딜런은 편지에서 노벨상을 받는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한림원은 수상결정 후 오래도록 연락이 두절됐던 딜런이 끝내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로 한 데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지만 “시상식 불참이 드물지만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라며 그의 결정을 존중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운데 프랑스 문인 장 폴 사르트르는 1964년 수상 자체를 거부했으며 2004년에는 오스트리아 소설가 엘프리데 옐리네크는 대인기피증을 이유로 시상식에 불참했다. 이후 2005년과 2007년에도 영국 극작가 해럴드 핀터와 영국 소설가 도리스 레싱이 각각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시상식에 나서지 않았다.
한림원은 다만 딜런이 시상식후 6개월 이내에 관례적으로 해온 수상자 강연만은 꼭 해주기를 간곡히 당부했다.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은 이날 스웨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불참이유로 든 다른 약속이 무엇인지 밝힐 수는 없다”라며 “그가 언제 어디서 어떤 내용의 강연을 하게 될지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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