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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주인에게 두 번이나 버림받은 혼종견

입력
2016.11.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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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주인에게 두 번이나 버림 받았지만 씩씩하게 지내고 있는 찰스. 유행사 제공
같은 주인에게 두 번이나 버림 받았지만 씩씩하게 지내고 있는 찰스. 유행사 제공

매주 토요일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400m 떨어진 공터에서는 ‘유기동물 행복 찾는 사람들’(이하 유행사)이 주최하는 유기동물의 가족을 찾아주는 행사가 열립니다. 이곳에서 얼마 전부터 낯익은 얼굴이 보이는데요. 장난감과 아빠를 너무나 좋아하는 혼종견 찰스(3세·수컷)입니다.

찰스는 지난 2014년 겨울 한국에서 영어 강사를 하는 외국인 남성에게 입양을 갔습니다. 2년 가까이 아빠와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요. 하지만 새로 이사한 집에서 찰스가 짖는 것을 문제 삼았고, 입양자는 찰스를 포기했습니다.

“이 장난감은 내 꺼다.”찰스가 장난감을 물고 달리고 있다. 유행사 제공
“이 장난감은 내 꺼다.”찰스가 장난감을 물고 달리고 있다. 유행사 제공

지난 4월 다시 유행사로 돌아온 ‘아빠 바라기’찰스는 개 친구들과도 잘 지내면서도 계속 아빠를 기다려서 활동가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는데요. 2개월 후 입양자는 도저히 찰스를 잊을 수 없다며, “찰스를 데리고 가겠다.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다”고 하면서 유행사를 찾아왔습니다. 찰스는 아빠를 보자마자 너무 기뻐하며 신나 했고, 찰스를 위해선 그리운 아빠 품이 제일 좋은 곳이라고 판단해 돌려보냈는데요. 이후 5개월, 입양자는 다시 자신의 건강문제를 이유로 찰스를 포기하겠다고 한 겁니다.

찰스가 위탁 애견카페에서 졸려서 눈을 감으면서도 공을 던져주길 기다리고 있다. 유행사 제공
찰스가 위탁 애견카페에서 졸려서 눈을 감으면서도 공을 던져주길 기다리고 있다. 유행사 제공

워낙 성격이 좋은 찰스는 위탁 애견카페에서도 다른 개들과도 잘 지내고, 자신을 품어줬던 봉사자들도 알아보고 잘 따르며 귀여움을 받고 있지만 행사장에선 두리번 거리며 아빠를 찾고, 유독 외국인 남성을 보면 관심을 보인다고 해요. 워낙 영어를 많이 듣고 자라서인지 주변에서 영어를 하면 귀를 쫑긋하고, 앉아(sit), 기다려(wait) 등 영어도 잘 알아듣는 게 너무나 귀엽다고 합니다. 여기에 양보심도 있어서 목이 말라도 친구 먼저 마시라고 뒤에서 조용히 기다릴 줄 안다고 하네요.

활발하면서도 의젓한 찰스이지만 단모종이기 때문에 털이 빠지는 거는 각오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또 실외 배변훈련이 되어 있어서 실내 배변은 처음부터 배워야 하는 점도 고려해 한다고 해요.

아빠만 바라봤지만 결국 두 번이나 버림 받은 찰스가 평생 보듬어 줄 가족을 기다립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이태원에서 유기동물의 가족을 찾아주는 행사에 나온 찰스는 봉사자와 활동가들을 알아보고 잘 따른다. 유행사 제공
이태원에서 유기동물의 가족을 찾아주는 행사에 나온 찰스는 봉사자와 활동가들을 알아보고 잘 따른다. 유행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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