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 네 자식 가리지 않고 격려
고사장 착오 잇따라
“밥은 챙겨왔니? 평소대로 하면 된다!”
“선배님 파이팅!”
“아침 먹었니? 괜찮다. 괜찮아”
17일 오전7시 대구 청구고등학교 정문 앞엔 사방에서 수험생들을 향한 격려가 쏟아졌다. 성광고 계성고 중앙고 경상고 영진고 오성고 등 여러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 학부모까지 60여 명이 응원을 나와있었다. 이외에도 신천동 부녀회, 교회, 대구은행, 모범운전자회 등 다양한 단체에서 수험생들의 안전한 입실을 돕고자 자원봉사를 나와 학교 앞이 북적거렸다.
교사들은 제자 한 명 한 명의 손을 맞잡고 등을 토닥거리며 격려했다. 많은 사람이 지나가는 가운데도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며 간식을 건네고 컨디션을 챙겼다. 한 학생의 수험표가 옷에서 빠져 나오자 “수험표 흘리겠다. 가방 안에 넣어서 가렴”하며 손수 매무새를 고쳐주는 모습도 보였다.
오성고 강정호 교사는 “우리 반에 여기서 시험을 치기에 걱정이 돼 나왔다”며 “아이들이 모두 입실하는 지 챙겨주고 갈 생각”이라며 학생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며 다정하게 맞이했다.
학부모들은 뜨거운 차를 끓여 수험생들의 찬 손에 쥐어 주었다. 가장 많은 응원단이 나온 성광고는 학부모 봉사단까지 나와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학생들에게 준비한 간식과 유자차를 나눴다.
오전5시30분부터 피켓을 들고 응원했다는 김형태(16ㆍ성광고1)군은 “선배들의 얼굴을 보니까 벅찬 마음도 들고 나도 후배들에게 이런 응원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오전 8시 10분 교문이 닫힌 뒤에도 일부 학부모들은 발을 떼지 못했다. 수십 분간 물끄러미 교정을 바라보며 서성이다 못내 아쉬운 듯 발길을 돌렸다.
고사장 착오 잇따라
올해도 고사장 착오로 엉뚱한 곳에 갔다가 뒤늦게 경찰 순찰차나 싸이카 신세를 진 수험생이 잇따랐다.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북 포항시 칠포삼거리에서 헤매던 수험생을 해양과학고까지 태워주는 등 고사장 착오를 일으킨 수험생 수송건만 5건에 달했다.
일선 학교에선 시험 하루 전인 16일 예비소집을 실시, 수험표를 나눠주고 고사장과 교실 등을 확인하도록 했지만 일부 학생들이 이를 지키지 않은 때문으로 보인다.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7일 오전 8시40분 국어과목부터 시작했다. 대구서는 지난해보다 1,864명 적은 3만1,513명이 48개 시험장에서 응시했다.
배유미기자 yum@hankooilbo.com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