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이자 동물 보호시설을 운영하는 캐시 먼슬로우 씨는 이미 숨이 멎은 것처럼 보이는 아기 양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세상에 태어난 지 겨우 이틀째 된 아기양은 발견 당시 핏기 없는 몸은 차갑게 식어 있었고, 머리는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는데요. 하늘에서는 독수리가 원을 그리며, 아기 양의 숨이 끊어지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동물전문매체 도도는 죽음의 문턱에서 구조되어 새 삶을 살게 된 새끼 양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절망적인 상황 속 먼슬로우 씨는 아기 양을 품에 안고 서둘러 자신이 운영하는 호주 빅토리아 주에 있는 건야 동물 보호시설로 옮겼습니다. 그는 오랜 세월에 걸쳐 어미에게 버림받고 위독한 상태의 새끼동물을 구조해 왔는데요, 구조를 할 때 가장 시급한 것은 체온을 올리는 것이고, 그 다음이 유동식을 먹여 영양을 보충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1시간쯤 지나자 양의 체온은 서서히 올랐고, 핏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먼슬로우 씨는 새끼 양에게 ‘케니’라는 이름을 지었죠. 2시간쯤 후에는 케니의 상태가 꽤 좋아져 자신의 발로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젖병으로 젖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갓 태어난 양은 어미 없이 살아갈 수 없습니다. 새끼 양은 출생 후 48시간 동안 어미의 초유를 먹어야 항체가 생기고 면역 시스템이 강화되기 때문입니다. 태어나자마자 어미에게 버림받은 케니는 초유를 마시지 못했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생존할 가능성이 매우 낮았습니다. 그런데도 케니는 기적적으로 살아났습니다.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먼슬로우 씨는 케니를 자택에서 보호하기로 했습니다. 캐시 씨가 잠시 거실을 떠났다 돌아왔을 때 그곳에는 마음 따뜻한 광경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캐시 씨의 반려견 ‘제멜다’가 케니 곁에 누워 있었던 겁니다.
열여섯 살 제멜다도 캐시 씨가 구조한 유기견입니다. 제멜다는 매우 다정하여 새로운 동물을 구조해 오면 그들의 잠자리에 들어가 함께 잠을 자곤 했습니다. 때문에 제멜다가 케니와 함께 있는 것은 그리 놀라운 광경은 아니었죠.
하지만 케니 곁에서 함께 자는 것이 제멜다만이 아니었습니다. 어느 사이엔가 잭러셀 믹스견 ‘멜’과 고양이 ‘윌리엄’도 케니와 함께 잠을 잤습니다. 또 다른 고양이 ‘미시카’도 케니를 지켜주듯 옆에 앉아 있었습니다. 미시카는 지금껏 다른 동물에게 가까이 다가가려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무슨 까닭인지 개와 고양이들이 매일 케니 곁으로 모여들어 함께 잠을 잤습니다. 방에 들어갈 때마다 오늘은 누구와 함께 잠을 자고 있을지 맞추는 것이 먼슬로우 씨의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케니에게는 동물들을 끌어들이는 불가사의한 매력이 있는 것이겠지요. 본능적으로 지켜주고 싶어지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차례차례 주변에 모여드는 개와 고양이 친구들 덕분에 케니도 기쁜 것 같습니다.
새끼 양 케니에게 따뜻한 체온을 나눠 주는 개와 고양이들과의 긴밀한 유대감은 소중합니다. 먼슬로우 씨는 그 덕분에 케니가 회복되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케니는 개와 고양이들과 함께 자는 것을 좋아하지만, 먼슬로우 씨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따라 다닌다고 합니다. 케니 곁에 엄마는 없지만 모두 케니를 사랑하고 지켜주어 부족함이 없습니다. 새끼 양은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났지만, 지금은 젖을 보챌 만큼 건강해졌습니다.
한희숙 번역가 pullkk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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