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중 술을 마시고 화투를 친 것은 물론 직장 내 성희롱을 일삼은 공무원에게 내려진 정직 3개월 처분은 마땅한 징계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강원도내 공무원 A(54)씨는 강원도 감사를 통해 2013년 14차례, 2014년 8차례 등 모두 22회의 당일 출장에서 기간제 근로자들과 점심 도중 음주를 하고 식사비 계산을 위해 판당 3만 원 이하의 화투놀이를 일과시간 중에 주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출장 업무가 빠르면 오후 1∼2시, 늦으면 3∼4시에 마무리되자 곧바로 복귀하지 않고 화투를 친 사실도 확인됐다.
감사 결과 그는 2013년 6월에는 양양의 한 출장지에서 옷을 갈아입던 중 여직원에게 속옷을 보이는 행위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기도 했다. 2013년 32차례, 2014년 23차례 등 모두 55차례에 걸쳐 1박 이상 출장지 숙소에서 동행한 기간제 여직원과 화투놀이 중 화장실 문을 열어 놓은 채 소변을 봐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유발하는 등 성희롱을 일삼았다.
강원도 인사위원회는 성실의 의무, 직장이탈 금지, 품위유지의 의무 위반한 A씨에게 지난해 10월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출장 중 점심시간에 짬을 내 화투를 친 것이고, 성희롱은 고의가 아닌 실수에 불과한 만큼 징계처분은 가혹하다”며 지난 4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춘천지법 제1행정부는 A씨가 강원도지사를 상대로 낸 ‘정직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점심시간 음주와 출장지에서 화투 친 행위는 성실의무 및 직장이탈 금지 의무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여직원 등에게 성적 혐오감을 준 행위도 공무원으로서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어 “면담 중이던 여직원이 수면제를 다량 복용한 사건의 직장 상사로서 관공서의 이미지를 실추한 점 등으로 미뤄 징계처분은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덧붙였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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