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청한 태성해운 울릉도 내 종착지 2곳 허가도 말썽

경북 포항-울릉간 여객선 새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논란(본보 10월27일자 14면 보도)이 확대되고 있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사업자 선정 심사위원회가 시한 이틀을 남겨두고 심사를 거부한데다 이번 공모에 단독 신청한 ㈜태성해운이 울릉도내 항구 두 곳을 여객선 종착지로 사용허가 받아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울릉군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2시 포항해양수산청에서 열린 포항-울릉 항로 사업자 선정 심사위원회는 단독 접수한 태성해운의 사업제안서를 보지도 않고 끝냈다. 일부 심사위원이 채점 후 결과를 무기명으로 제출하겠다고 하자 포항해양수산청장 등이 난색을 표하면서 회의 자체가 불발됐다.
포항-울릉간 여객선을 운항하는 ㈜대저건설은 지난달 30일 “해운법 상 ‘사업자를 선정한 항로에는 운항개시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후 새 사업자를 공모할 수 있다’고 돼 있으나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불과 40일 만에 모집에 나섰다”며 포항해양수산청장을 상대로 사업자선정공고 취소처분소송을 제기했다. 무기명 평가를 주장한 심사위원들도 이같은 법적다툼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해양수산청 관계자는 “무기명을 고집한 심사위원들이 ‘심사 못하겠다’며 돌아갔다”며 “이는 전국 해양수산청 어디에도 없던 일로, 심사위원회를 다시 위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항해양수산청은 당초 지난 8일 포항-울릉 사업자 공모를 마감하고 17일까지 심사 및 발표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또 공모에 단독 접수한 태성해운이 포항-울릉간 노선의 종착지를 울릉도내 항구 두 곳을 사용하기로 해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여객선은 출발지나 종착지 모두 각각 항만 한 곳만 드나들 수 있다. 하지만 태성해운의 경우 출발지는 포항여객선터미널, 종착지는 8개월간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사동항, 4개월은 울릉읍 저동리 저동항을 각각 사용할 예정이다.
울릉군 관계자는 “국내 어느 여객선도 종착지 또는 출발지를 두 곳 이상 사용하는 경우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태성해운은 어떤 근거로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가뜩이나 울릉도는 여객선석이 부족해 난리인데 항만 질서가 무너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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