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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류는 일방향적… 중국 문화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입력
2016.11.1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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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중소기업 中 진출 땐

한류를 활용하려 하기보다

줄 수 있는 혜택부터 고려를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위해

외부 문화 계속 접합해야

본지 주최로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6 차이나 포럼-지속가능한 한류를 위하여’의 두 번째 세션에서 패널들이 ‘한류는 경제다’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지승범 화이브라더스코리아 대표, 양양 러스(樂視ㆍLeTV) 부총재, 박한진 KOTRA 타이베이무역관장, 조인현 농심 중국법인장, 박근태 CJ 중국 본사 대표. 홍인기 기자
본지 주최로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6 차이나 포럼-지속가능한 한류를 위하여’의 두 번째 세션에서 패널들이 ‘한류는 경제다’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지승범 화이브라더스코리아 대표, 양양 러스(樂視ㆍLeTV) 부총재, 박한진 KOTRA 타이베이무역관장, 조인현 농심 중국법인장, 박근태 CJ 중국 본사 대표. 홍인기 기자

한류는 경제다. 한류의 생산유발효과는 지난해 15조원도 넘어섰다. 지속 가능한 한류를 위해 16일 한국일보가 개최한 ‘차이나포럼 2016’에서 중국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그 동안의 일방향적 한류를 경계하면서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더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승범 화이브라더스코리아 대표(사회자)=중국인은 한류를 어떻게 보고 있나.

양양 러스(樂視ㆍLeTV) 부총재=한류 경제는 최근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정책적 지원을 하면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 콘텐츠에서 스포츠, 관광, 화장품, 음식 등 관련 산업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가까운 이웃이기에 문화적 공통점이 많다. 한국 고유의 가치관이 중국인들에게도 많은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 대표=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박한진 KOTRA 타이베이무역관장=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손이 한국 상품에는 잘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럴 때 한류는 굉장히 든든하고 반가운 존재다. 꽃밭에 비유한다면 한류가 씨고, 현지 시장은 밭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씨만 신경 썼고 밭의 환경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서는 도외시했다. 결국 현지에 다가가야 한다. 한류를 확대하는 것도 좋지만 어떻게 하면 그들이 한류를 찾게 할 지가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문화를 양쪽으로 흐르게 하는 것이다. 지금 한류는 일방적으로 아시아 각국으로 나가고 있는데 이런 경우는 반드시 어느 순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해외의 문화를 우리가 더 수용해야 한다. 중국과 어떻게 하면 같이 갈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지 대표=중국에서 신라면의 성공 요인이 궁금하다.

조인현 농심 중국법인장=농심은 20여년 전 중국에 처음 나갈 때 확실한 전략과 철학을 갖고 있었다. ‘돈을 벌자’, ‘시장점유율을 올리자’는 차원이 아니라 ‘우리 맛을 갖고 진출한다’는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중국의 라면 문화는 물을 부어 먹었지 끓여 먹는다는 개념이 없었다. 우리는 하나의 요리로서 라면도 끓여 먹어야 맛있다는 문화를 전달하려고 했다. 외국 기업이 그 나라의 음식을 만든다고 하면 아류가 될 수 밖에 없다. 힘들어도 우리 맛을 가져간 결과 지금은 중국의 모든 라면 회사가 끓여먹는 라면을 만들고 있다. 나의 것을 갖고 시작한 뒤 현지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 대표=중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기업들에게 조언을 해달라.

박 관장=중국에서 한류 문화 상품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초기에는 한류 콘텐츠를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으면 다 팔렸지만 지금은 선택이 되고 있는 단계다. 조금 더 지나면 중국에서 스스로 만들거나 한국의 콘텐츠를 인수하는 식으로 방향이 바뀔 것이다. 우리 중소기업이 중국에 갈 때는 무조건 한류를 활용하려 하기 보다 먼저 현지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혜택과 가치는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지 대표=한류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경제적 효과가 있다면?

조 법인장=내륙으로 들어갈수록 2선, 3선 도시의 한류에 대한 역량은 우리 상상보다 더 커서 소비자들이 이미 우리 제품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박근태 CJ 중국 본사 대표=2014년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치맥’이 큰 인기였다. 드라마 한 편의 성공으로 한국의 식문화가 중국에 퍼진 것이다. 현지 내수시장 공략을 위해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중국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 대표=중국 진출 기업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공유해달라.

박 관장=한류에 대해 우리 스스로 너무 떠드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현지 수용자들이 더 많이 얘기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한류가 엄청난 지원군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는 사실도 강조하고 싶다.

조 법인장=중국의 자본력을 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차별화밖에 길이 없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스스로 찾아 가야 한다. 농심은 천연광천수라는 중국 물시장의 틈새에 뛰어들었다. 앞으로 3~5년 후엔 광천수 시장이 훨씬 커질 것이다. 한류를 좀 더 냉정하게 볼 필요도 있다. 중국인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한류만 강조하다 보면 지속가능 할 수 없다. 서로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문화교류가 돼야 한다. 한국과 중국 시장이 어우러지면 동남아, 세계 시장까지 펼쳐나갈 수 있다. 전세계 가장 많은 이민인구가 화교다.

지 대표=5년, 10년 후에도 한류 인기가 지속될 수 있을까.

조 법인장=한류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콘텐츠를 계속 개발해야 한다. 같은 내용을 반복하면 중국 소비자는 금세 지루해할 것이다.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위해서는 외부 문화를 지속적으로 접합해야 한다.

양 부총재=한국과 중국이 서로 배우고 협력하면서 윈윈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 LeTV의 플랫폼을 통해서 한국의 우수문화를 전파할 수 있을 것이다.

박 관장=현재 대중문화에만 국한된 한류가 모든 문화영역으로 확대돼야 한다. 한류가 크기 위해서는 더 많이 받아들여야 한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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