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29ㆍ바르셀로나)는 역시 구세주였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주장 완장을 차고 에스타디오 델 비센테나리오에서 16일(한국시간)에 열린 콜롬비아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지역 예선 12차전에서 1골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 승리로 아르헨티나는 5승4무3패(승점 19)를 기록하며 남미 예선 5위로 올라섰다. 남미 예선 5위는 오세아니아 지역예선 1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 진출을 결정하는 순위로, 본선 진출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자리다.
아르헨티나는 9월22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한 메시의 부재 속에 지난 10월 남미 예선 9,10차전을 치렀고 여기서 1무1패를 기록했다. 또한 벨로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11일 열린 브라질과의 남미 예선 11차전에서는 메시가 있음에도 0-3으로 완패하며 남미 예선 6위까지 밀려 본선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렸다.
아르헨티나는 그동안 주전 공격수로 뛰었지만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주던 곤살로 이과인(28ㆍ유벤투스)과 세르히오 아구에로(28ㆍ맨체스터 시티)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고 루카스 프라토(28ㆍ아틀레치쿠 미네이루)를 선발로 내세우는 강수를 뒀다. 메시는 에드가르도 바우사(58) 아르헨티나 감독의 이 같은 선택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메시는 전반 10분 골문과 25m 정도 떨어진 중앙 지역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를 놓치지 않고 선제골을 넣었다. 이어 전반 23분, 오른쪽 지역에서 침투하며 중앙에 있는 프라토에게 크로스를 올렸고 프라토는 헤딩골로 연결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39분,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수의 공을 가로채 중앙으로 파고든 메시의 패스를 받은 앙헬 디 마리아(28ㆍ파리 생제르망)가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을 넣었다.
브라질전 패배 직후 ‘X같은 상황’이라고 표현하는 등 욕설을 동원하며 팀의 분발을 촉구한 메시의 맹활약으로 아르헨티나는 일단 위기 상황에서 벗어났다. 또한 남미 예선 3위 에콰도르(6승2무4패ㆍ승점 20)와의 승점 차이도 불과 1점 차로 좁히며 본선 직행의 희망도 이어갔다.
한편, 메시는 콜롬비아전 종료 후 선수들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선수단을 대표해 “언론과의 접촉을 일체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메시는 “무례한 보도가 너무 많았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메시는 에세키엘 라베찌(31ㆍ허베이)를 언급하며 “라베찌에 대한 비난의 수위는 너무 높았다”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아르헨티나의 한 라디오 기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라베찌가 소속팀 훈련장에서 대마초를 피웠다” 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며 라베찌를 비난했다. 라베찌는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며 이로 인해 내 가족과 소속팀 생활에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메시는 “매우 유감스럽지만, 우리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고 밝히며 선수단의 언론에 대한 보이콧 의사를 확고히 했다.
정진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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