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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비틀스 녹음 스튜디오에서 쇼팽 협주곡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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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비틀스 녹음 스튜디오에서 쇼팽 협주곡 녹음”

입력
2016.11.1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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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5일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첫 스튜디오 녹음 앨범을 내는 피아니스트 조성진. 유니버설 제공
11월 25일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첫 스튜디오 녹음 앨범을 내는 피아니스트 조성진. 유니버설 제공

한국인 최초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 조성진이 첫 정규앨범 ‘쇼팽:피아노 협주곡 1번 발라드’(도이치 그라모폰)가 25일 발매된다. 쇼팽 콩쿠르 실황앨범에 여러차례 발매된 바 있지만,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정규 앨범 발매는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혜화동 JCC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성진은 작년 쇼팽 콩쿠르 우승 후 연주와 이번 앨범 녹음 과정에 대해 소개했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이번 앨범은 애초 정명훈 서울시향 전 예술감독이 지휘를 맡으려 했으나 개인사정으로 지아난드레아 노세다 런던 심포니 수석 객원지휘자 지휘봉을 잡았다. 협주곡은 지난 6월 런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발라드 전곡은 지난 9월 독일 함부르크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할레에서 녹음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첫 정규 앨범 낸 소감

“6월에 런던에서 쇼팽 협주곡 1번을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랑 녹음했고, 9월 말에 함부르크에서 쇼팽 4개 발라드를 마저 녹음했습니다. 런던은 애비홀스튜디오라고 비틀즈나 유명 악단들, 카라얀이 녹음을 했던 공간인데 거기서 비틀즈나 카라얀, 유명한 음악가들 붙은 거 보고 정말 설레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지휘자 지아난드레아 노세다와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와는 호흡이 잘 맞았고 수월하게 녹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함부르크에서는 프레드리히 에베르트 할레에서 녹음을 했는데요, 거기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라두 루푸가 슈베르트 즉흥곡을 녹음한 장소라서 저한테는 더욱더 의미 깊은 장소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솔로 레코딩이 협주곡 녹음 보다 더 힘들었어요. 협주곡은 사람들과 호흡하는 느낌인데 솔로는 큰 스튜디오에서 혼자 피아노 치다 보니까 외롭기도 했고 고립됐던 거 같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첫 스튜디오 앨범인데 레코딩 할 때 더 주안점을 둔 것은?

“제가 콩쿠르 끝나고 쇼팽 협주곡 1번을 정말 많이 연주했는데요. 지난달 미국 연주까지 합하면 50번을 넘게 연주했던 거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매너리즘에 빠지는 위험을 조심했고. 그 부분을 신경썼습니다. 처음 연주하는 듯 한 프레시한 느낌을 살리려고 했어요. 쇼팽 4개의 발라드는 어렸을 때부터 연주한 곡이지만 어렵게 느낀 곡이에요. 어렸을 때 크리스티안 짐머만(폴란드 출신 쇼팽 콩쿠르 우승자)이 연주한 곡을 듣고 이 곡에 빠졌죠. 짐머만의 앨범은 저한테 뜻 깊은 음반임에 동시에 큰 산 같이 느껴져서 그래서 어려서부터 (발라드를) 녹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녹음해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22살이니까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 했습니다.”

크리스티안 짐머만과의 인연은

“쇼팽 콩쿠르 파이널 무대에서 제가 작년 10월 18일에 첫번째로 연주했는데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는데 (짐머만에게서)이메일이 와있었어요. 너무 놀랐고 감동을 받았어요. 콩쿠르 결과가 나오기 전에 축하한다고, 너의 연주가 좋았다고 칭찬해주셔서. 그때를 생각해도 아직도 너무 좋은 기억이고요. 콩쿠르 우승 뒤에도 이메일을 주셨어요. 정말 축하한다고. (콩쿠르 수상)한달 뒤에 일본에서 리사이틀 했는데 짐머만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긴장하면서 리사이틀을 했던 기억이 있어요. 끝나고 저한테 축하한다고 해주시고 저녁식사도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1월에도 일본에서 만날 수 있었어요.”

피아니스트 조성진. 유니버설 제공
피아니스트 조성진. 유니버설 제공

애초 이번 앨범 협주곡 지휘를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하기로 했었는데.

“제가 음반사 유니버설 통해 듣기에는 건강이 안 좋아서 캔슬했다고 들었습니다.”

녹음 할 때 피아노는 어떤 기준에서 골랐나.

“협주곡 녹음에서는 스타인웨이 3대 중에서 하나를 골랐고 함부르크에서 더 많은 피아노를 선택할 수 있었죠.

쇼팽 협주곡에서 연주할 피아노 3대 중 한 대는 처음부터 맘에 안 들었지만 두 대 중에서는 고민했죠. 하나는 밝은 음색, 다른 하나는 따뜻한 음색이었어요. 협주곡 녹음 때는 밝은 음색, 발라드 녹음은 따뜻한 음색의 피아노를 골랐습니다.”

오늘 저녁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앨범 쇼케이스 방송을 준비하고 있는데

“제가 원래 말주변도 없고 연주도 라이브 생중계를 해서 너무 긴장이 되는데요. 너무 긴장되지만 처음 해보는 경험이니까 기대도 되고 있습니다.”

콩쿠르 우승 후 콘체르토를 50번이나 연주했다. 앞으로 다른 작곡가 연주할 계획은?

“올해도 라흐마니노프 3번 협주곡은 연주했고요. 라흐마니노프는 내년 내후년에도 연주 계획이 잡혀있습니다. 오히려 내년에는 쇼팽 연주 횟수가 줄어들 것 같아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할 계획입니다.

솔로곡은 쇼팽 콩쿠르 이후에는 다른 작곡가들 예를들어 모차르트 슈베르트를 1부에 넣고 2부에는 쇼팽 넣는 식으로 연주했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할 거 같습니다. 모차르트, 드뷔시를 1부에 넣는 식으로요.”

쇼팽 콩쿠르 이후에 삶에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벌써 1년 지났는데 얼마 살진 않았지만 살아온 것 중에서 가장 빨리 지난 거 같아요. 전보다 이메일이 많이 온다는 점이 달라졌달까. 사실 유명세는 아직도 잘 못 느끼겠어요. 알아보는 사람이 많진 않고요. 일상이 변했다는 느낌을 줄 정도는 아니고요. 그래서 생각해보면 크게 바뀐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원하는 연주는 더 많이 할 수 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요.

콩쿠르 우승 직후에는 매니지먼트나 음반사를 결정하느라 좀 힘들었어요. 음반사는 런던에서 11월 초에 했는데 계약하자고 계약서를 받았는데 계약서가 거의 30페이지에 달했어요. 전문 용어도 많고 협상을 안 해봐서 변호사에 도움을 받았는데, 제 인생에 변호사를 만날 줄 몰랐죠.”

협주곡 녹음 때 경험한 런던 심포니와 지휘자는 어떤 캐릭터였고, 녹음하면서 들은 인상적인 말은 무엇이었나

“제가 마에스트로 노세다를 만난 건 2월 파리였는데 베르디 레퀴엠을 파리 오케스트라와 연주했죠. 제가 들었던 가장 좋은 레퀴엠 연주였습니다다. 몇 달 뒤에 함께 녹음할 기회가 생겨서 기뻤죠. 쇼팽 협주곡이 어떤 면에서 모차르트 오페라 같은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벨칸토 노래하는 부분은 모차르트 오페라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는데 그래서 그의 반주는 정말 제가 편하게 연주하게 도와주셨고요. 마음껏 연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25일 발매되는 조성진 정규 앨범. 유니버설 제공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25일 발매되는 조성진 정규 앨범. 유니버설 제공

당신에게 쇼팽이란 작곡가는 어떤 의미인가? 평소 마인드컨트롤은 어떻게 하나?

“우선 마인드 컨트롤을 말하자면 제가 성격이 원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성격은 아니고 긍정적인, 그래서 크게 힘들진 않았던 거 같아요. 녹턴 20번은 유니버설 측에서 한국에서 나온 음반을 위해 보너스 트랙을 녹음하는 건 어떤 가 아이디어를 줘서 앙코르 곡으로 많이 연주하는 곡을 녹음했습니다.

쇼팽은 제가 우승하기 전부터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 중 한명이고 저에게 좋은 기회를 준 작곡가이자 쇼팽의 곡을 여러 무대에서 연주할 수 있게 한 작곡가이죠.”

피아니스트 조성진 말고, 22살 20대 한창 청춘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조성진의 꿈이 뭔가. 콩쿠르 우승 후에 한국 여러 부모들이 ‘조성진 좀 닮아라’이런 말로 자녀들을 자주 압박하는데. 한국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남들은 다 대학생활 하는데 그런 게 부럽지 않냐,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시는데 제가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음악 하는 분들이고 음악에 관계된 분들이라서 제가 볼 때 그 분들(대학생)이 특별한 삶을 사는 거고 음악가가 평범한 삶이라고 보는데요. 제가 하는 일이 좋고 앞으로도 좋아하는 일을 할 것 같고요. 저희 부모님은 저를 압박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저희 엄마는 제가 피아노를 끝까지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셨고 부모님 두분 다 그만두고 싶을 때 언제든 그만두라는 말을 고등학교 때까지 하셨던 거 같아요. 음악을 전공하는 거는 압박을 주면서 시키는 게 힘들 것 같아요.”

쇼팽 4개의 발라드는 많이 연주되는 곡이다. 어떤 점을 남다르게 해석하고 표현하고 싶었나

“클래식 음악 중 힘들 것 중 하나가 연주를 비교하면서 더 좋은 연주다, 평가하는 거죠. 음악이 설명하기 어려운 점도 있고 텔레비전처럼 기능이 정해진 게 아니라서 비교해서 평가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해요.

제가 전달하고 싶었던 건 발라드라는 형식 자체가 쇼팽 이전 시대는 흔하지 않은 형식이었어요. 베토벤은 소나타, 스트링콰르텟을 많이 썼죠. 쇼팽 때부터 발라드, 스케르초 이런 형식을 많이 발전 시켰는데요, 그래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그 안에도 있다고 생각해요. 조성이나 형식 같은 디테일 말이죠. 피아노로 설명하면 더 쉬운데 말로 하니 어렵네요. 발라드는 드라마가 있다고 생각하고 스토리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프로 연주자로서 선택하고 선택 받는 순간이 있다. 본인이 해야만 하는 연주, 하고 싶은 연주는 어떤 게 있었나

“‘해야만 하는 연주’는 잘 모르겠어요. 프랑스 매니저가 도움을 줬어요. 카네기홀 연주가 꿈이었는데 메인홀에 초청받게 돼서. 저도 사람이고 목표를 이루니까 또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연주자라면 한번쯤 꿈꾸는 베를린 필, 빈 필과 당장은 불가능하겠지만 협연이 새로운 목표고요. 제가 2017년에는 정확히 세어보진 않았지만 80번 정도 연주할 것 같은데요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할 예정입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유니버설 제공
피아니스트 조성진. 유니버설 제공

이번에 한국 머무는 기간은. 한국 있을 때 뭐하나

“23일에 불가리아 리사이틀이 있어 곧 출국하고요. 한국에 와서는 이번에는 가족들과 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일상이 궁금하다. 1년 동안 많은 연주자 음악가 많이 만났을 텐데 인상 깊은 사람은?

“연주자 일상은 연주 안 할 때는 굉장히 심플한 거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 연습을 3,4시간 정도 하고. 아파트에 사는데 저녁에는 못하거든요. 저녁 먹으면서 인터넷하고 영화 볼 때도 있고 산책을 나갈 때도 있고. 쇼팽 콩쿠르 이후에는 거의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사람을 만났던 거 같아요.

만난 연주자는 말씀드린 크리스티안 짐머만이 기억에 남고요. 저에게 힘이 된 음악가는 라두 루푸였는데요 콩쿠르 1차 연주 전 날 전화가 와서 잘 하라고. 전화 받고 긴장이 풀어졌어요. 라두 루푸도 역시 끝나고 응원해주셨고요.”

다른 장르 음악도 좋아하나. 제 2의 조성진이 나오려면 어떤 제도가 있으면 좋을까

“사실 클래식 음악을 주로 듣고요. 그 외에 좋아하는 음악이 있다면 퀸. ‘보헤미안 랩소디’ 같은 곡 좋아하고요. 클래식 제도는 너무 어려운 질문인데...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거는 우리나라가 제가 어렸을 때 클래식을 공부하기에 안 좋은 나라가 아니었다는 거예요. 한국에서 가르치시는 교수님들도 외국에서 공부하고 경험도 많으셔서 글로벌한 교육을 받을 수도 있고, 해외 연주자들이 한국와서 마스터클래스도 해주시니까 레슨 면에서 한국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혜택을 받았던 거 같아요.”

사람이 성장하는데 계기가 있는데. 음반녹음으로 당신에게 남은 성과는 뭔가

“우선 제가 연주를 하면서 같은 곡을 반복해 연주할 때 어떤 사람은 지루하지 않냐고 하는데 저는 재미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고 제 연주가 느는 걸 볼 수 있어서 그런 게 좋았던 거 같아요. 쇼팽 협주곡 1번 50번 연주했는데 이제 좀 이해가 되는 거 같아요.

녹음은 제 생애 첫 스튜디오 녹음이라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몰라서 긴장했지만 콘서트는 콘서트대로 녹음은 녹음대로 매력이 있다고 느꼈고요. 발라드 녹음 때 3일 동안 녹음했는데 첫날 15시간 정도 걸려 발라드 3,4번을 둘째날 발라드 1,2번과 보너스 트랙을 11시간 쳤던 거 같아요. 마지막 날 정리해보자면서 전체적으로 다 쳐봤고요. 지금 앨범은 마지막 연주가 들어가 있어요. 이게 제가 느낀 게 많았어요. 다 끝나고 다 됐다 긴장을 안하고 연주하니까 더 잘 되더라고요. 다음에 녹음할 때는 더 잘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다음 앨범에는 어떤 곡을 담을 예정인가.

“다음에는 드뷔시를 녹음할 거고요. 내년에. 브람스 협주곡 1번은 악보 받고 어느 정도 템포로 연주할 수 있는 정도인데 아직은 준비가 안됐다고 생각했고요. 기회가 생기면 연주할 거 같고요. 큰 무대에서는 안 할 거 같아요. 나름대로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콩쿠르 우승 후 국내 독주회를 한 차례도 안 가졌다. 내년 독주회 계획은?

“내년 1월 3,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합니다. 올해 미국 카네기홀에서 했던 곡을 그대로 들려드릴 텐데요 알반베르크 소나타, 슈베르트 소나타, 쇼팽 프렐류드요. 5월에는 통영에서도 리사이틀 할 계획입니다. 쇼팽발라드 4곡을 연주합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내년 1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조성진 리사이틀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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