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단독]리솜리조트 ‘청산가치 더 커’ 내부진단 숨기고 분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단독]리솜리조트 ‘청산가치 더 커’ 내부진단 숨기고 분양

입력
2016.11.16 04:40
0 0

회계법인 3곳 실사한 결과

청산 땐 가치 1000억원 달하는데

계속 운영하면 600억~700억

“법정관리 가면 스파 분양 문제돼”

법률자문 받고도 홈쇼핑서 판매

대주주 농협 “홍보 빼달라” 선제요구

<자료 : 리솜리조트 스파 분양에 관한 법률의견서>
<자료 : 리솜리조트 스파 분양에 관한 법률의견서>
법률의견서 결론 부분
법률의견서 결론 부분

지난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리솜리조트가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아 회원권 분양 시 추후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내부 법적 진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리솜리조트 측은 이런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은 채 최근 TV홈쇼핑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스파 회원권을 분양, 계약자들이 보증금을 떼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리솜리조트 스파클럽 회원권 분양에 관한 법률의견서’에 따르면 이달 초 이 문건을 작성한 변호사는 “채권단과의 워크아웃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의 분양은 만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법률상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달 말 채권단이 워크아웃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법정관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데, 이런 기업 사정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고 회원권 분양에 나설 경우 사기죄 구성 요건인 ‘기망’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리솜리조트를 청산했을 때 회수할 수 있는 가치(청산가치)가 존속시킬 때의 가치(계속기업가치)를 크게 웃돈다는 점이다. 이 문건에 포함된 회계법인 3곳의 실사결과를 보면 리솜리조트의 청산가치는 1,095억~1,111억원에 달한 반면, 계속기업가치는 절반 수준을 간신히 넘는 631억~774억원에 그쳤다. 최근 채권단이 실시한 최종실사 결과 역시 회계법인들의 진단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솜리조트의 최대주주인 농협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이 실사 결과를 토대로 이달 말 채권자협의회를 열어 워크아웃 재계약 여부를 정할 계획이다.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웃돌면 통상 워크아웃을 통한 회생보다 법정관리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워크아웃 재계약 여부를 예상할 순 없지만 리솜리조트의 상황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라며 “일단 추가 자금은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 때문에 채권단 역시 리솜리조트 측에 회원권 분양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주주인 농협은행은 지난달 분양 시 ‘농협’ 명칭을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도 확인됐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이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경영권을 행사할 권한이 없어 분양권 판매 자체를 금지시킬 수는 없다”며 “다만 대주주인 농협이 추후 분양대금을 보장해줄 것처럼 영업을 하는 것이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고 보고 농협 명칭을 뺄 것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리솜리조트 홈페이지 캡쳐
리솜리조트 홈페이지 캡쳐

하지만 리솜리조트는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6일까지 TV홈쇼핑을 통해 3차례에 걸쳐 스파클럽 회원권 분양을 한 것은 물론 현장 사무소 등에서는 농협을 내세워 적극적으로 분양을 진행해왔다. 안면도, 덕산, 제천리조트의 스파 무제한 이용과 회원가로 연중 15박 숙박을 할 수 있는 스파클럽 회원권 가격은 1,500만~1,900만원으로 계약자는 10년 뒤 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데, 법정관리 시 수분양자들은 보증금을 모두 떼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리솜리조트 관계자는 “워크아웃 재계약이 취소될 경우 분양대금을 모두 돌려줄 계획”이라며 “설령 법정관리에 들어간다고 해도 분양대금은 선순위 채권이어서 고객이 돈을 떼일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고 주장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