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부터 빚 급증→36~60세 평균 8,000만원 빚→80대도 6,300여만원
대출 연체 발생률 25세 때 최고, 65세 이후 다시 늘어
성인 3명 중 2명 꼴, 1,800만명이 제도권 금융사 대출 보유
우리나라 성인 중 대출 연체가 가장 잦은 나이는 25세, 평균 대출액이 가장 많은 때는 53세인 것으로 국내 최초의 신용정보 빅데이터 분석 결과 확인됐다. 대출액은 19세부터 급격히 증가해 35~60세 사이엔 1인당 8,000만원을 줄곧 웃돌았고, 중장년 시절 줄어들던 연체발생률은 68세 이후 다시 늘어나고 있다. 온 국민이 평생 ‘빚의 굴레’를 벗지 못하는 셈이다.
올해 초 금융권 정보 통합관리를 목적으로 출범한 한국신용정보원은 전 금융권의 실제 신용정보 7억5,000만건을 통합해 이 같은 내용의 ‘개인 생애주기별 금융거래 행태 분석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신용정보원 분석에 따르면, 사회생활 초기라 할 수 있는 청년층(19~35세)은 빚이 급증하는 시기다. 19세의 1인당 대출잔액은 450만원이었지만 35세 때(6,780만원)는 15배로 치솟는다. 19세 때는 10명 중 1명(10%)이 대출을 받지만, 35세 때는 2명 중 1명(55%)으로 늘었다.
가장 왕성한 사회활동 시기인 36~60세 중장년층은 2명 중 1명(54%)이 평균 8,003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 결혼과 주택자금 마련, 자녀 교육비 등 부담 때문으로 분석된다. 생애 가장 많은 빚을 지는 나이는 53세(1인당 9,170만원, 남성 기준)로 나타났다.
61세 이상 노후에도 빚 부담은 좀처럼 줄지 않는다. 61세 때 7,876만원인 1인당 대출은 83세 때도 6,343만원으로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
대출을 받은 뒤 갚지 못하는 비율(연체발생률)은 사회생활 초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가 소득이 높은 시기에 점점 떨어지다 노후에 다시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세 때 1.2%인 연체발생률은 25세 때 가장 높은 2.3%까지 치솟았다가 68세에 0.8%로 바닥을 찍은 뒤, 84세에는 다시 1.3%까지 올랐다.
작년 6월을 기준으로 은행, 보험, 증권, 카드, 저축은행 등 금융권에 빚이 있는 19세 이상 국민은 1,800만명에 달해 전체 성인(약 2,700만명) 3명 중 2명 꼴이었다. 신용정보원은 실제 대출정보 분석 결과, 다중채무를 보유한 청년층과 25세 이하 신용카드 사용자, 1,000만원 이하 소액대출을 가진 노년층 여성이 특히 연체발생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한편 신용정보원은 이 같은 금융정보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오는 28일 ‘내보험 다보여’ 홈페이지(credit4u.or.kr)를 개설한다. 지금까지 보험사에 일일이 문의해야 했던 개인의 보험 세부보장 내역과 비슷한 나이대의 평균 보장금액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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