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ㆍ전기전자ㆍ건설장비 등
6개 독립회사 체제 구축키로
부채율 낮춰 재무 개선 목적
현대중공업이 전기전자, 건설장비 등 비(非)조선 사업 부문을 모두 분사해 6개 독립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사업 재편을 통해 각 사업부문의 독립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5조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회사별로 나눠 부채비율을 100% 미만으로 낮추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현대중공업은 15일 이사회를 열고 조선ㆍ해양ㆍ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등 6개 회사로 분리하는 사업분사 안건을 의결했다. 조선ㆍ해양ㆍ엔진 등 선박 건조와 직접 관련이 있는 사업 부문을 하나로 묶고, 나머지를 각각 떼어내 총 6개의 독립회사로 운영하는 방안이다.
전 세계적인 조선업황 악화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중인 현대중공업은 앞서 현대종합상사,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자원개발 등의 회사를 계열분리하고, 현대아반시스를 매각했다. 호텔사업도 독립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현대커민스, 독일 야케법인, 중국 태안법인을 청산하는 등 비주력사업 분야를 정리해왔다.
현대중공업은 분할하는 회사에 차입금을 나눠 배정하는 방식으로 각 독립회사의 부채비율을 100% 미만으로 낮출 계획이다. 알짜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 지분은 로봇사업부에 넘기는 대신 차입금도 가장 많이 배정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로봇사업부가 계열사 중 상단에 위치하는 사업 지주회사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차입금이 독립회사로 배정되면 현대중공업 조선ㆍ해양ㆍ엔진 사업분야의 빚은 5조원에서 2조원대로 줄어들게 된다.
이번 분사는 그 동안 성격이 다른 사업 분야를 아우르면서도 인적 물적 자원은 조선 분야에만 집중돼 비효율이 발생했던 것을 바로 잡은 측면도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업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살아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 5월 채권단에 제출했던 자구계획의 마지막 단계에 포함됐던 사업 분사를 선제적으로 실천함으로써 대외 신인도를 높이고 미래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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