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다이버 엔조 마이오르카(이탈리아)가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워싱턴 포스트는 15일(한국시간) “마이오르카가 이탈리아 시러큐스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러큐스 시장은 마이오르카의 사망 소식을 알렸지만 자세한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고(故) 마이오르카는 프리다이빙(무호흡 잠수) 분야에서 전설적인 인물이다.
4세 때부터 수영을 시작한 마이오르카는 곧바로 다이빙을 배웠다. 1960년 9월 보호 장비 없이 자신의 숨 만으로 깊은 수심까지 유영하는 프리다이빙에서 45m의 첫 기록을 세웠고, 1988년 57세의 나이로 101m까지 도달한 뒤 프리다이버 세계를 떠났다.
마이오르카는 현역 시절 자크 마욜(프랑스)과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둘의 대결은 영화로도 소개됐다. 1988년 뤽 배송(프랑스) 감독이 ‘그랑블루’ 작품으로 실제 이야기를 다뤘다. 마욜과 마이오르카는 인간의 폐 구조상 수심 40~50m 이상을 잠수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깨고 경쟁하면서 돈독한 우정을 쌓았다. 1976년 마욜이 처음으로 100m 장벽을 깼고, 1983년 56세 나이로 105m라는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운 뒤 은퇴했다. 그로부터 5년 뒤에는 마이오르카가 도전장을 던져 101m를 기록했다.
마이오르카는 바다 아래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하면서도 해양 환경 문제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어망에 걸려 죽거나 다친 돌고래와 거북이 및 다양한 바다 생물 보호에 적극 나섰다. 1994년부터 1996년까지 3년간은 상원의원으로도 활동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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