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변호사 “대통령이기 이전에 여성, 사생활 있다는 점 고려해 주길”
“성형 등 루머로 입은 상처 강조”
“최순실 국정개입 책임 모면할 의도”
“검찰 조사 늦추려는 속셈” 분석도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가 15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눈길을 끈 대목은 ‘대통령의 여성으로서의 사생활’ 언급이었다. 유 변호사는 이날 검찰 조사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박 대통령이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 사생활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무슨 의미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이 자리에서 꼭 답해야 한다면 하겠지만 추후 다시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애매한 답변만 남겼다.
법조계에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제기된 여러 의혹 중 여성의 일상과 관련된 것 즉 ‘세월호 7시간’동안 성형시술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부터 최순실(60ㆍ구속)씨의 딸 정유라(20)씨가 박 대통령의 딸이라는 루머가 양산되기까지 심각한 사태에 대해 박 대통령의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 여성 법조인은 “대통령이 다른 피의자들과 관련된 의혹 외에 수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여러 의혹들로 사회적 비난이 거세지고, 그로 인해 상처를 입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뢰인의 상처를 강조하고 인격권을 보호해달라는 호소를 통해 박 대통령에 대한 동정여론을 끌어내려는 의도일 수 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당일 밝혀지지 않은 7시간의 행적을 대통령의 사생활로 치부해 비밀로 유지하려는 것이라면, 오히려 거센 역풍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부실한 국가의 재난 대응이 참사를 키운 상황에서 대통령이 7시간이나 직접 보고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 오늘날 의혹과 비난의 원인이라는 점에서, 진짜 ‘사적인 일정’ 때문에 행적을 못 밝힌다는 의미라면 성형시술 의혹이 사실이라는 해석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는 최씨와의 친분관계를 유지해 온 데 대한 정당성을 설득하려는 시도로도 해석된다. 최씨가 정상회담이나 해외순방시 대통령이 입을 옷을 골라주고, 이 과정에서 기밀인 대통령 일정을 입수한다거나 청와대 행정관을 수족 부리듯 부린 것, 또 청와대를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의혹에 대해 책임과 비난을 모면해 보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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