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장이 없는 경북 울릉지역 고3 수험생들이 바다 건너 포항에서 막바지 공부에 한창이다.
울릉고등학교 수험생 21명은 지난 13일 오후 늦게 포항-울릉간 여객선을 타고 출도, 포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곧장 해병대 복지시설인 남구 동해면 청룡회관으로 이동, 짐을 풀고 시험 준비에 힘을 쏟고 있다.
울릉지역은 육지와 270㎞나 멀리 떨어진 지리적 여건 탓에 수능시험장을 설치할 수 없다. 또 겨울철 높은 파고로 여객선 결항이 잦아 육지로 시험을 보러 가는 것도 쉽지 않다. 때문에 수험생들은 수능 수일 전에 집을 떠나 낯선 포항에서 준비하는 고충을 겪고 있다.
경북도교육청과 해병대는 울릉지역 학생들의 이같은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은 지난 2010년 입시 때부터 울릉 수험생들의 원정 경비를 부담하고 있다.
해병대는 학생들이 숙식하는 청룡회관에서 포항시립오천도서관까지 하루 4차례 차량 운행과 수능 예비소집일 및 당일 시험장까지 이동을 책임진다.
청룡회관 관리관 이세훈 원사는 “수험생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격실을 별도 편성하고, 청룡회관 내 다른 투숙객들에게 양해를 구한 상태다”며 “‘내 자녀가 시험을 치른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울릉고 수험생 박유민(18)양은 “해병대와 학교에서 많이 신경을 써 준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수능시험에 임하겠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