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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새 방위계획 합의, NATO 벗어나 홀로서기 나서

입력
2016.11.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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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국방ㆍ외무장관 회담

신속대응군 파견 등 협력 착수

페데리카 모게리니(가운데)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프랭크 월터 스테인마이어(왼쪽) 독일 외무장관 등과 14일 벨기에 브뤼셀 EU 국방ㆍ외무장관 회담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페데리카 모게리니(가운데)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프랭크 월터 스테인마이어(왼쪽) 독일 외무장관 등과 14일 벨기에 브뤼셀 EU 국방ㆍ외무장관 회담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자체적인 안보ㆍ방위 능력을 강화하는 군사 협력 방안에 전격 합의했다. EU의 안보 ‘무임승차’를 꾸준히 지적해 온 미국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자 회원국들이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벗어난 홀로 서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EU 국방ㆍ외무장관들은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담을 갖고 국제 분쟁지역에서 유럽의 군사 역할을 강화하는 방위 계획에 합의했다. 총 16쪽 분량의 새로운 방위계획안에는 군사훈련 감독 및 신속대응군 활용을 담당할 준비 기구를 창설하는 내용뿐 아니라 아프리카 국가 내 평화유지군 활동 강화, 이민자 유입을 줄이기 위한 해군 활동 증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계획 합의 사항 중 가장 주목 받는 대목은 EU의 신속대응군 파견 결정이다. EU는 2007년 1,500명 규모의 신속대응군을 해외 분쟁 지역에 파견 가능하도록 체제를 완비했으나 한번도 실행에 옮긴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인해 위기 발생 시 유엔평화유지군 파병에 앞서 EU가 신속대응군을 먼저 파견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실제 작전 수행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U의 적극 행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에 직면한 회원국들의 불안감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유럽의 안보 기여도가 낮다고 지적하며 미국의 조건부 안보 지원을 주장해왔다.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와 밀착하는 모양새도 회원국들의 불안감을 부추기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EU의 홀로서기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의 군비경쟁이나 나토의 위상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U 28개국 중 22개국이 나토에 가입된 상황에서 독자적인 군사협력보다는 나토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합의를 주도한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새 방위계획은) 유럽 군대를 만드는 것이 아니며, 나토와 역할이 중첩되거나 경쟁하겠다는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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